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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타임오프제 사실상 연착륙…이젠 복수노조 차근차근 준비"




교섭창구 단일화등 매뉴얼 작성중
적절한 시기에 공개 여론 수렴 정년 60세연장 강제적 법제화보다
임금개편-고용연장 연계 지원해
상용형 시간제 일자리 늘려야
노동부가 국가 고용정책의 핵심 타워로 거듭나기 위해 고용노동부로 간판을 바꿔 단 지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을까. 박재완(사진) 고용부 장관은 "노사관계 문제의 경우 전임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큰 틀에서 다 해놓고 가 사실 별로 할 일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새 노동법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각 사업장 상황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제도가 시행 초기에 큰 혼란 없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내년에 시행될 복수노조 문제와 관련해서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올해 노동계의 최대 이슈였던 타임오프제도가 사실상 연착륙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대상 사업장 1,553곳 중 79.5%에 이르는 1,235곳이 (잠정)합의했고 이중 97.2% 이상이 타임오프를 준수하고 있다. 그는 타임오프 시행 이후 회사 일은 하지 않고 노조 일만 하는 노조전임자에게 회사가 급여를 지급하는 불합리한 관행이 개선되고 있어 전임자 수가 시행 전보다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민주노총에서는 이면합의 등을 통해 타임오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사업장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민노총과 고용부 사이의 집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집계대상 사업장에 차이가 있고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고용부 통계는 노사 양측으로부터 받은 것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맞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일부 사업장에서 반일제 전임자를 두기로 노사가 합의하고 실제는 전일제 전임자 활동을 보장하는 등의 편법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시간이 흐르면 변칙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장은 밝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타임오프 안착은 노사문화 선진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장관은 "노조전임자 급여를 노동자 스스로 부담하는 만큼 노조활동에 대한 조합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져 노조운영의 투명성이 증대되고 조합원에 대한 노조의 서비스 기능도 강화될 수 있다"며 "전임자들의 업무복귀로 회사 전체에 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등 경영전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계에서 타임오프 고시에 나와 있는 특례조항(사업장 특성을 반영해 한도를 재논의할 수 있다)을 근거로 재논의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10월 국정감사에서 밝혔던 것처럼 '내년 말까지 재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다만 제도 정착 상황에 대해서는 노사정이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으므로 현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착 상황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사정위원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실무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타임오프에 이어 내년도 노동계의 최대 이슈가 될 복수노조 시행에 대비해 고용부는 세부 매뉴얼 등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박 장관은 "매뉴얼의 초안을 만들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공개해 공론에 부치고 의겸을 수렴해나갈 예정"이라며 "아무래도 교섭창구 단일화와 관련해 시행시 여러 혼란이 생길 것으로 염려돼 가능한 모든 수를 상정, 처리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매뉴얼이 완성되면 내년 초부터 노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ㆍ홍보 등을 강화해 개정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취임(8월30일) 이후 고용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국가 고용전략 2020'과 '청년 내 일자리 만들기 1차 프로젝트'를 내놓았으며 청년실업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대비한 정년연장 문제 등 고용정책 분야에서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금은 시장에서 필요한 일자리에 비해 대졸자들의 숫자가 많아 노동시장이 초과 공급된 상황이지만 오는 2014년이 되면 노동시장에 청년구직자의 신규진입 숫자가 줄고 퇴직자가 많아져 초과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며 "지금은 청년을 더 많이 채용하고 2~3년 뒤에는 퇴직자들이 한번에 나가지 않도록 해 스무딩 아웃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용부가 내놓은 청년 내일 만들기 제1차 프로젝트도 연간 만들어지는 25만개 일자리에 추가로 7만1,000개를 공급해 청년들의 노동시장 신규진입을 확대시켜주기 위한 차원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노동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60세 정년 법제화에 대해 박 장관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정년 의무화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현 시점에서 정부가 강제적으로 법제화하기보다는 임금피크제 확산 등을 통해 노사가 임금 직무체계 개편과 고용연장을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노동시장을 살펴봤을 때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조화되는 면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상충되는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년을 의무화해 월~금요일 8시간 매일 출근하는 일자리를 가져가기보다는 주3일 근무제, 오전근무제 등을 통해 유연하게 근로를 하면서 가지고 있는 경륜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상용형 시간제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는 게 박 장관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고용부는 기업에서 중고령층의 상용형 일자리 증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해 관련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대기업의 낮은 장애인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의무비율을 지키지 못한 사업장의 공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00인 이상 사업장은 2%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부담금을 내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비롯한 상당수 기업들은 2%의 의무고용비율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00~999인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87%, 1,000인 이상 기업은 1.52%에 불과하다. 박 장관은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가 있지만 제일 효과적인 것은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개하는 기준을 점차 높여 종국에는 이행하지 않는 모든 사업장을 다 공개하면 기업들이 이미지를 고려해 장애인 고용률을 지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오랫동안 관행처럼 굳어진 건설근로자 유보임금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관련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올 9월 추석을 앞두고 경기도 성남시 건설근로자 인력시장을 방문한 직후 박 장관은 건설근로자 유보임금(속칭 쓰메끼리) 관행 철폐 등을 포함한 건설근로자 고용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즉각적으로 후속조치를 시행해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한 달간 전국 267개 건설현장(원수급인 기준)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대대적인 사업장 감독을 실시했다. 박 장관은 "하도급 업체를 포함한 877개소를 점검, 법 위반 업체 533개소에 대해 시정 중에 있다"며 "많은 위반사항뿐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점 등을 포착했고 실무진에서 개선방안에 대한 초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종합대책에는 건설근로자의 유보임금 문제를 비롯해 내국인 일자리 확보방안 문제, 고용안정서비스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포함할 계획"이라며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발표할 예정이며 지연되더라도 내년도 업무보고가 이뤄지는 12월 중순까지는 공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약력 ▦1955년 경남 마산 ▦1977년 서울대 경제학과 ▦1988년 하버드대 정책학석사 ▦1992년 하버드대 정책학박사 ▦1979년 행시 23회 ▦1983년 감사원 부감사관 ▦1992 년재무부 행정사무관▦1994년대통령실 비서관▦1996년성균관대 행정학 교수▦2004 년 제17대 국회의원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부혁신규제개혁 TF팀장 ▦2008년 2월 대통령실 정무수석 ▦2008년 6월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2010년 8월~현재 고용 노동부 장관
"사내하청 가이드라인 내년 초에 마련"
노조측 거부로 실태조사 미진
선진국 사례도 적극 참고할것
"내년 초에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습니다. 법제상 손을 댈 부분이 없는지도 면밀히 검토할 것입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7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불법파견 형태로 운영되는 사내하청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지만 모든 사내하도급이 불법파견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파견이 금지된) 제조업 중심으로 사내하도급 실태점검을 하고 있고 불법파견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번에 실태조사를 하면서 신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노사에서 제출한 자료가 너무 달라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사대상 29개 업체 중 25개 업체는 마쳤고 4개 업체는 노조 측에서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미진한 상태"라면서 "노조의 이야기를 들어야 균형이 갖춰질 텐데 대책마련이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부하직원들에게 학자들의 말에만 의지하지 말고 선진 외국들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직접 접촉해 자료를 수집ㆍ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현장의 다양한 실태를 파악하고 선진외국 사례도 참고해나가면서 사내하청 관련 대책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완은 워커홀릭
"일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99%는 해낼수 있다" 강조
靑수석시절 퇴근 잘 안해 간이침대 제품이름이 별명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100%는 아니더라도 99%는 해낼 수 있다"는 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다. 박 장관이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것도 이 같은 일에 대한 열정과 무관하지 않다. 청와대 수석 시절에는 집에 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자주 자 접이식 간이침대 제품명이 별명이 되기도 했을 정도다. 17대 국회의원 시절에도 의원회관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는 의원으로 손꼽혔다. 일처리도 매우 꼼꼼한 편이다. 최근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찬간담회 준비를 위해 직원들이 준비한 원고를 새벽 2~3시까지 직접 고쳐가며 영어로 강의하기도 했다. 지난 국감 때는 국회의원의 질의사안마다 국장들의 별다른 도움 없이 거의 대부분을 직접 대답했다. 박 장관은 행정고시(23회)를 통과해 관료의 길을 걷다 성균관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현 정부 초대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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