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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문학과 게임의 만남 '시구레덴'
입력2006-12-26 17:01:10
수정
2006.12.26 17:01:10
[기자의 눈] 문학과 게임의 만남 '시구레덴'
권경희 기자 sunshine@sed.co.kr
일본 교토(京都)에서 차를 타고 10분쯤 북서쪽으로 가면 사가노라는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에는 일본 고전문학의 하나인 ‘백인일수(百人一首)’가 탄생한 산장 ‘시구레덴(時雨殿)’이 있다. 백인일수란 일본을 대표하는 정형시인 100명의 작품을 수록한 것을 말한다. 일본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를 이용한 놀이를 즐겼다. 100개의 시를 각각의 종이에 적은 후 사람들 앞에 놓고 사회자가 그중 하나를 읊으면 해당 시가 적혀 있는 종이를 집어드는 방식이다.
게임기회사로 유명한 닌텐도는 올해 1월 교토시(市)의 요청을 받아들여 200억원을 투입, 이 산장을 테마파크 형태의 전시실로 바꿨다. 그리고 최첨단기술을 동원해 백인일수와 같은 카드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우선 전시실에 입장하면 기모노를 입은 도우미가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DS’를 하나씩 나눠준다. 바닥에는 바둑판 형태로 이뤄진 70장의 45인치 LCD가 가득 깔려 있고 그 LCD에서는 정형시의 영상이 나온다. 입장객들은 손에 든 닌텐도 DS에 나타난 영상과 동일한 LCD 영상을 찾아 발로 밟은 후 게임기 화면을 클릭하면 정답인지 아닌지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시구레덴이 전통문학과 게임이 만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전시실 벽면에는 일본의 시와 그림이 그려진 병풍이 펼쳐져 있다. 그 앞에 서면 손에 든 닌텐도 DS에서 해당하는 시를 음성으로 읊어주고 해설까지 곁들인다. 이렇듯 다양한 즐거움들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시구레덴에 도입된 기술들은 아주 간단하며 손쉬운 것들이다. 하지만 그처럼 간단하고 손쉬운 기술을 일본의 전통문화와 게임기를 통해 풀어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최근 우리나라도 젊은 엄마들 사이에 놀이학교가 유행이다. 유아교육의 한 가지 대안으로 놀이학교가 떠오른 것이다. 게임 등 놀이와 접목된 학습 방법이 교육적으로 큰 효과가 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재미없고 딱딱한 박물관 등에 이 같은 방법을 도입한다면 교육적인 효과와 관광수익도 함께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입력시간 : 2006/12/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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