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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9월 25일] 코코아 한 잔

평구(平邱)에서 -정약용 지음, 송재소 옮김 최(崔)가 종, 너와 헤어진 십여 년 만에 오늘밤 찾아와 네 집에서 자는구나 너 이제 집을 이뤄 살림살이 넉넉하여 단지 그릇 물건들이 모두가 빛이 나네 밭에는 채소 심고 논엔 벼 심고 아내는 주막일 아들놈은 배를 타니 위로는 매질 없고 아래론 빚 없어 한평생 호탕하게 강변에서 사는구나 내 비록 벼슬하나 무슨 보탬 있으리요 나이 사십 오히려 번민만 더해가니 천 권 책 읽었어도 가난 면치 못하였고 고을살이 삼 년에 조그만 땅도 없네 흘겨보는 백안이 온 세상에 가득하여 젊은 몸이 초췌하여 문 항상 닫고 사네 아무리 재어보고 달아보아도 일백 번 네가 낫고 내가 못하네 때마침 가을 바람에 순로의 흥 빌어다가 욕을 씻고 분을 갚아 너하고 같이 살리 ‘시인 최영미, 내가 사랑하는 시’(해냄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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