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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도쿄타워와 한류
입력2007-03-20 17:44:03
수정
2007.03.20 17:44:03
국회 문화정책포럼이 주최한 한류 토론을 위해 일본에 다녀왔다.
한류 이야기는 너무 많이 해서 질릴 정도가 됐지만 어쩌면 지금의 위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어떻게 잘되겠지 하는 식으로 수수방관하다가는 머지않아 어느 한 시절의 옛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도쿄에서 열린 한류 토론에서도 변환기일 뿐이라는 긍정의 이야기와 문제가 심각하다는 부정의 이야기가 팽팽했는데 필자는 ‘위기론’에 공감했다.
이번 토론회는 식어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한류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므로 당연히 부정적 시각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안타까운 현실은 한류의 열기가 식어가고 변질되고 있는 원인이 우리에게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렸다는 것이다. 특히 잘나가는 몇몇 스타들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몸값으로 지적되는 ‘고비용’ 문제는 시장원리에 따라 채산성 문제로 이어지니 자연히 접근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거기에다 ‘장사가 된다’ 싶으니까 ‘신용’을 망각하고 상대를 곤경에 빠뜨리는 불신의 거래자들이 준동하고 있다는 것이다(일본의 업자들은 누가 과연 권리가 있는 대리자인지 무척 헛갈리는 모양이다).
또 한 가지는 일본인의 취향을 분석한 스토리를 중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와 영화가 필요하다는 충고였다. 즉 아름다운 영상에 뻔한 주인공들이 나와서 백혈병에 걸리는 슬픈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류라는 문화의 물결로 한국인, 특히 재일동포들에 대한 일본인의 시각이 달라졌고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었고 문화 교류와 상품 교역,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었다. 특히 한국어 배우기는 각 대학은 물론 중ㆍ고교에서도 매우 높은 호응이 있다는 발표도 있었다.
발표자 중에는 한국어를 한국인 수준으로 하는 ‘징그러운 일본인’도 있었다. 그와 함께 도쿄 시내를 차로 달리며 들은 이야기는 “저기 저 도쿄타워는 6ㆍ25 때 망가진 질 좋은 미군 탱크를 녹여서 만들었답니다”였다.
한국동란을 딛고 일어선 일본 재건의 상징인 도쿄타워를 보면서 우리의 한류는 또 자중지란으로 문화 재건의 기회를 일본에 빼앗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이계진 <국회의원ㆍ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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