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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美' 아닌 '큰 스웨덴'으로 가야"
입력2010-11-02 17:08:39
수정
2010.11.02 17:08:39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서울경제신문 인터뷰<br>노후연금 지원, 부유층 연대稅로 충당할만<br>한미FTA 재협상 우려…독소조항 제거를
"우리가 지향할 길은 '작은 미국'이 아닌 '큰 스웨덴'입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스웨덴을 우리가 나아가야 할 하나의 역할 모델로 제시했다.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쓸려 작은 미국을 지향했으나 우리의 현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스웨덴에 부러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어 행복지수가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경제발전 성과에 비해 행복지수가 낮습니다. 이런 식으로 '작은 미국'으로 가서는 행복지수를 높일 수가 없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스웨덴의 복지제도를 가리켜 "사람의 경쟁력을 키우는 복지"라고 평가하고 "한쪽으로는 행복지수와 행복감을 고양하고 다른 쪽으로는 사회발전을 추동할 수 있는 큰 스웨덴과 같은 나라로 가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색깔을 분명히 한다. 지난해 뉴민주당 플랜처럼 한나라당 2중대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0ㆍ3 전대에서 자신이 주장했던 보편적 복지국가가 당헌과 강령에 포함돼 다행"이라고 전제한 뒤 "생산적ㆍ역동적 복지국가 건설을 통해 성장을 꾀해야 한다"며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담대한 진보'와 '보편적 복지'를 내세워 10ㆍ3전대 지도부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가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가 포퓰리즘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은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하지만 본질은 복지를 통한 성장"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노후연금을 예로 들며 "노인 한 분당 월 38만원씩 지원할 때 1년이면 20조원이 드는데 연금으로 받은 만큼 소비하게 돼 내수가 활성화되고 세수가 늘어난다"며 복지를 통한 성장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나아가 "노후를 맞이하는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8명은 대책이 없다. 그 결과 노인자살률은 20년 사이 5배나 늘었다"고 개탄했다.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0.1~0.5%의 부유층에게 사회통합을 위한 연대세를 걷는 게 바림직하다. 또 4대강 사업만 중단해도 1년에 세수가 6조원이 늘어난다. 이명박 정부 5년간의 66조원 감세안만 철회해도 1년에 13조원의 세금이 걷힌다.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을 추가로 신설하고 오는 2012년 소득분부터 인하하기로 돼 있는 소득세 최고세율과 법인세 인하를 철회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통합 연대세에 대해 "5일부터 스웨덴을 방문한 다음 공론화할 생각이다. 이것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조세 체계를 투명화하면 현재 20%선으로 추산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임하며 개성공단 건설 등 남북교류협력에 힘을 쏟았던 정 최고위원은 "천안함과 남북 대화를 투트랙으로 처리해야 하고 대북정책에서 도덕적 판단과 정책적 선택을 분리해 판단해야 한다"며 "천안함 사고와 남북 대화를 연계하는 사이 우리 운명의 운전석을 미국과 중국에 내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MB가 핵 문제를 최악으로 악화시킨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 비핵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 미국에서 북핵 문제를 최악으로 악화시킨 부시 정권처럼 '한국의 부시 정권'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사실상 재협상을 진행 중인 마당에 외신을 보면 미국에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강화라든지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보편적 복지와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당 강령과 FTA의 독소조항들이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독소조항 제거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자신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던 조정래 작가의 최근 경제민주화 장편소설(허수아비춤)을 언급하며 "그 내용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바와 같다. 이것이 양심적 지식인의 모습"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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