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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첩첩산중 통합진보당비례 2차 진상조사 반발속 대표경선 서버장애로 중단이석기·김재연은 버티기… "강기갑 위원장 사퇴" 역공
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당 안팎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27일 국회 제2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뒤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통합진보당의 신임 지도부 경선 인터넷투표가 서버 장애로 27일 중단됐다. 4ㆍ11 총선 당시의 비례경선 부정 사태에 대한 전날 2차 진상조사 발표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또 다른 암초를 만난 것이다. 구당권파는 투표 중단 사태를 두고 "강기갑 혁신 비대위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반격했다.
전날 자정께 통합진보당 신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인터넷투표 서버가 장애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터졌다. 특히 데이터베이스가 일부 손상됐고 복구도 불가능해 지금까지 한 투표를 모두 무효처리하는 등 경선 일정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서버 장애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구당권파인 김미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기본 임무를 망각한 채 우호적이지 않은 모든 비판세력을 제명하는 등 당권 장악에 몰두한 강기갑 혁신비대위가 책임질 사안"이라며 "혁신비대위는 당원ㆍ국민 앞에 사죄하고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선거의 절차와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2차 진상 조사위의 발표로 수세에 몰린 구당권파가 혁신 비대위를 무력화시킬 역공 기회를 잡은 셈이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 겸 당 대표 후보 측은 "서버 및 관리시스템의 안정성과 오류 발생시 각 선본의 책임자 입회하에 상황관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구당권파의 총사퇴 요구는 어제 확정된 (2차) 진상조사특위의 진실을 호도하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2차 조사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구당권파의 입장은 확고하다.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제명(출당)조치 건에 대해서도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석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차 보고서를 책임진 (진상조사) 위원장도 객관성ㆍ합리성이 결여됐다고 말한 만큼 사실적 근거가 매우 취약하다고 생각해 아직 사퇴 시기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는 "(구당권파는) 자기 마음에 드는 조사 보고가 나올 때까지 어떤 결과도 인정 않겠다는 뜻"이라고 비난했다. 심상정 전 대표는 "2차 조사 보고서는 (총체적 부정ㆍ부실선거라고 결론 내린) 1차 보고서를 뒷받침하는 조사 내용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은) 이제 좀 통합진보당을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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