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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경기 전셋값 왜

서울 전세난민 대체 주거지로 선택하며 대거 유입

작년 7.8% 올라 전국 상승률 웃돌아…과천은 19%↑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주공8단지 아파트 전용 83㎡에 지난 2년간 전세로 살아온 이모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7,000만원이나 올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너무 오른 전셋값에 불만을 갖고 중개업자에게 이유를 물어봤지만 최근 서울에서 과천 전세를 찾는 경우가 많아 전셋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씨는 경기 지역 내 다른 곳도 서울 거주자들의 이주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는 중개업자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재계약을 결심했다.

서울 전세난민의 유입으로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3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전세세입자들이 대체 주거지로 서울 외곽 지역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자 경기 지역의 전셋값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2013년 말 아파트 전셋값은 2012년 말에 비해 7.80%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6.70%)을 웃도는 수준으로 지방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5.07%)에 비해서는 2.73%포인트나 높다.

지역별로 보면 과천시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19.43%나 올랐고 의왕시가 17.89% 상승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안성 13.12% △파주 11.97% △화성 11.60% △분당 11.44% △광명 11.08% 등 1년 사이에 전셋값이 10% 넘게 오른 곳들이 속출했다.

경기 지역의 전셋값 상승은 무엇보다 서울 지역에서의 이주수요가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말 경기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 평균은 1억7,142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2억9,730만원)보다 1억2,000만원 이상 저렴한 점이 서울 전세난민의 이동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주택동향부 부장은 "경기 지역에는 서울에 비해 저렴한 새 아파트가 많기 때문에 서울 거주를 포기한 전세세입자들이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서울 인구가 줄고 경기 지역의 인구가 늘고 있는 것 역시 서울 전셋값 급등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경기 지역으로의 인구 이동이 뚜렷한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 지역으로 유입된 인구는 9만4,337명으로 서울에서의 이동이 두번째로 많았던 인천(1만4,407명)보다 무려 8만명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특히 이동인구의 연령대를 보더라도 전셋집을 많이 찾은 30~40대의 이동이 60%를 넘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 지역 전셋값 상승이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기 지역 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1만가구가량 증가해 절대적인 공급량은 늘었지만 서울에서 이탈되는 가구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올해 입주물량이 늘기는 하지만 이 집들이 대부분 전세매물로 나와 전세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예측은 쉽게 할 수 없다"며 "오히려 전세 품귀가 이어지면서 전세대란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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