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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호 조업보다 수리횟수 더 많아"

실종자 가족 기자회견서 선박결함 가능성 제기

사고 해역 향하는 경비함,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원양 트롤어선 '501오룡호'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기 위한 5,000톤급 경비함이 5일 오후 강원 동해시 묵호항 해경 전용 부두에서 출항해 사고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동해=연합뉴스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명태잡이 트롤어선 501오룡호의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선박의 결함과 무리한 조업 가능성 등을 증언하고 나섰다.

실종자가족대책위는 5일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사조산업 사고대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룡호가 베링해 조업에 나서기 전 조업에서 자주 고장을 일으켰다고 들었다"며 "그물을 던지는 횟수보다 고장 수리 횟수가 더 많았다"고 밝혔다. 1항사 부인 A씨는 "오룡호는 올해 2월 태평양 미드웨이에서 조업했는데 당시 그물을 던지는 횟수보다 선박을 수리하는 횟수가 더 많아 고기를 잡을 수 없었다"며 "이번 조업은 시운전이나 다름없었다고 남편이 말했다"며 선체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A씨는 또 "오룡호 선원들이 11월달께 쿼터(조업 할당량)를 다 채우고 여유 있게 지냈는데 추가로 쿼터를 또 받고 많이 힘들어했다"며 "전화로 추가 쿼터 때문에 10~12일 정도 더 잡고 간다고 힘없이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1항사 사촌형인 유모씨는 "쿼터는 통상적으로 선박 총톤수 등으로 정한다"면서 "하지만 오룡호는 총톤수가 더 많이 나가는 다른 어선에 비해 더 많은 쿼터를 받았다"며 무리한 조업 가능성을 지적했다.



대책위는 또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생존 선원들의 조기 소환을 촉구했다. 고장운 대책위원장은 "선장을 포함해 상당수 선원이 배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배를 인양해야 시신을 수습할 수 있다"며 "러시아 감독관과 동남아 선원 등 살아 있는 선원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조사해야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선원 가족은 "사고 초기에 정부 조치가 너무 소홀했다. (세월호 사고를 겪고도 오룡호 사고 이후) 3일 동안 정부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선원들은 목숨 내놓고 힘든 일 하는 사람들인데 돈 없고 권력 없다고 정부 측에서 너무 소홀하게 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한국인 선원들이 모두 발견되면 한꺼번에 국내로 운구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오룡호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기 위해 동해본부 경비함과 펜더헬기 1대, 특수구조단 등 인력 74명을 현지에 파견했다. 파견단은 국제협력을 통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시신을 수습한 뒤 사고 현지를 조사하는 임무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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