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칭화유니그룹이 230억 달러(26조2,407억 원)의 인수 가격을 제안하며 마이크론을 설득하고 있지만, 여러 장애물들이 산재해 있어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미국 규제 당국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엄격한 심사를 꼽았다. CFIUS는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가 국익과 안보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되면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다. 마이크론은 D램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있는 기업으로, 미국은 마이크론마저 중국으로 넘어갈 경우 PC와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한 곳도 남지 않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로버트 앳킨슨 이사장은 “칭화유니그룹의 마이크론 인수는 미국의 미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컨설팅업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트래티지스의 헨델 존스 사장도 “거래 규모를 감안해 볼 때 정부의 승인을 받는데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볼만한 타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칭화그룹이 제시한 인수가격도 문제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13일 마이크론 종가 17.61달러에 19.3%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21달러를 제시했다. PC 판매 부진으로 최근 주가가 반토막 나긴 했지만 지난해 12월 만해도 이 회사 주가가 35달러 수준이었음을 감안 하면, 마이크론 측은 칭화그룹의 턱없이 낮은 인수가격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론 관계자는 “칭화유니그룹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적조차 없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다만 마이크론 인수와 별개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행보는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00억 달러 규모의 국가 펀드를 조성하는 등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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