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제약업체들 '사면초가' 신약, 투자비해 수익 미미…부작용 속출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등 주가 곤두박질기존제품 가격인상도 힘들어 어려움 가중 세계 메이저 제약업체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화이자 등 메이저 제약업체들은 그 동안 신약개발을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 부었지만 개발 성과가 미미한 데다 오히려 시판 중인 신약의 부작용이 잇달아 터져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형편이다. 신약 개발이 부진하자 제약업체들은 기존 의약품 가격을 올려 수지를 맞추려 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들은 의료 보험에 대한 재정 부담을 우려해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 17일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릴리 등 제약업체들의 주가는 대형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곤두박질쳤다. 화이자사는 이날 관절염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소염 진통제 쎌레브렉스가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이자사는 임상 실험 결과 매일 400~800㎎의 쎌레브렉스를 복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 위험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머크사의 항염증제 바이옥스도 똑같은 부작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이날 지난해 승인 받은 자사의 폐암 치료제가 생명연장 효과를 가져오는데 실패했다고 밝혔고, 엘라이 릴리사도 지난 2002년 승인 받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치료제인 스트라테라가 최소 두 명의 환자들에게 간 손상을 가져왔다고 발표했다. 주력 의약품이 큰 부작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17일 하루동안 화아지의 주가는 11.2%나 폭락했고,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리 릴라이의 주가도 각각 7.7%와 2.4% 하락했다. 리서치 회사인 스탠포드 번스타인의 리차드 에반스는 "최근 잇달아 밝혀지고 있는 부작용은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 비용에 비해 성과는 형편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는 의약품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FDA가 승인한 새로운 의약품은 지난 96년 53개에 달했으나 2003년에는 21개로 감소했다. 신약 개발이 어려워 지자 제약업체들은 기존 약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정부들은 최근 의료 보험에 따른 정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들 제약회사들에 대해 오히려 제품 가격을 인하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신약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약회사들이 최근 R&D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기존 제품 가격의 인상도 어려워지면서 제약업체들의 성장 전망은 매우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윤석 기자 yoep@sed.co.kr 입력시간 : 2004-12-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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