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들보’ 최경주(42ㆍSK텔레콤)가 앞에서 끌고 ‘슈퍼루키’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이 바로 뒤에서 밀었다.
지난해 6명에서 올해 11명으로 부쩍 늘어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코리안 브러더스가 시즌 두번째 대회 첫날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선봉에는 ‘맏형’ 최경주가 섰다.
시즌 개막전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공동 5위에 올랐던 세계랭킹 14위 최경주는 13일(한국시간) 하와이의 와이알레이CC(파70ㆍ7,068야드)에서 열린 소니오픈(총상금 550만달러)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 그레이엄 델라에트(30ㆍ캐나다ㆍ7언더파)와의 격차는 불과 2타.
전반에만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최경주는 후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1~6번홀 연속 파 세이브로 스코어를 지킨 뒤 7ㆍ9번홀 버디로 기분 좋게 첫날을 마무리했다. 파3인 17번홀에서 티샷 실수로 보기에 그친 뒤 역시 파3인 7번홀에서는 버디를 잡는 등 집념이 돋보였다. 티샷이 길어 그린을 살짝 벗어났지만 6.5m 거리에서의 어프로치 샷을 그림 같은 버디로 연결했다.
최경주는 “지난주 개막전에서 컨디션은 좋았는데 샷은 그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은 회복했고 무척 편안한 느낌”이라면서 “바람을 읽기도 수월해졌고 아이언 샷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곳 환경이 고향인 완도와 비슷한데 완도에서는 코코넛을 볼 수 없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농담을 하는 여유도 보였다. 최경주와 동반한 일본의 슈퍼스타 이시카와 료는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적어내기도 했지만 들쭉날쭉한 플레이 끝에 1오버파 공동 80위에 그쳤다.
한국(계) 선수 중에서는 올 시즌 PGA 투어 카드 보유자 중 가장 어린 신인 노승열이 최경주 다음으로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 4언더파로 공동 5위에 자리하며 PGA 투어가 주목하는 ‘거물신인’임을 첫 경기, 첫 라운드부터 증명했다. 4언더파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24명의 신인 중 버드 컬리, 윌 클랙스턴(이상 미국)과 함께 가장 좋은 성적이다.
역시 PGA 투어에 새로 진출한 배상문(26ㆍ캘러웨이)도 2언더파 공동 30위로 무난한 데뷔 라운드를 치렀다. 한편 선두에 나선 델라에트는 2010년 PGA 투어에 데뷔한 뒤 지난해 허리 부상이 도지는 바람에 2개 대회만 출전하고 병가를 받아 올해 복귀한 선수다. 최고 성적은 2010년 휴스턴 오픈 공동 3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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