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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3월18일] <1346> 석유금수 해제
입력2009-03-17 17:23:51
수정
2009.03.17 17:23:51
1974년 3월18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지는 가운데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유가동결과 미국에 대한 석유수출 금지 해제’를 발표했다. 1973년 10월 발발한 4차 중동전 이후 5개월간 지속된 1차 석유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돌아선 순간이다.
석유금수 해제를 주도한 나라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빈 회의에 참가한 9개 아랍산유국기구(OAPEC) 가입국 가운데 5개국이 인상을 주장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가격동결과 금수해제 방안을 이끌어냈다. 석유 무기화의 제안자이며 최대 수혜자였던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더 이상의 석유위기는 오히려 해가 된다며 ‘아랍 형제국’들을 적극 설득한 점도 해제조치의 뒷심으로 작용했다. 금수해제와 가격동결은 시리아와 리비아의 반대 속에서도 1970년대 중후반까지 장기적인 유가안정으로 이어졌다.
1차 석유위기는 불과 5개월 만에 끝났지만 세계경제에 타격을 안겼다. 친 이스라엘 국가에 대한 석유수출을 막은 1973년 10월 중순 이래 인상폭은 무려 4배. 배럴당 3.01달러에서 11.65달러로 치솟았다. 소비국들은 인플레이션 심화와 국제수지 악화, 불황과 실업 증가라는 사중고를 겪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1973년 14.9%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이 1974년 8.0%, 1975년에는 7.1%로 떨어졌다. 국제수지 적자폭도 5억6,000만달러에서 19억3,000만달러로 확대되고 도매물가가 42.1%, 소비자물가가 24.3%씩 올랐다.
위기가 다시 터진다면 어떻게 될까. 1차 석유위기 이후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주력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변한 게 없어 걱정이다. 고유가에 시달렸던 지난해 상반기의 고통도 잊어버린 것 같다.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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