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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도피 도운 핵심 '두 엄마' 또 놓쳤다

■ 경찰 병력 6,000명 투입해 금수원 재진입

물대포·탐지견·헬기까지 동원, 구원파 신도 6명 체포에 그쳐

"늑장수사 예고된 실패" 지적… 지하시설 등 오늘까지 수색

그야말로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경찰 병력 6,000명이 투입됐고 경찰 기동대 버스·소방차·응급차량 등 100여대의 차량, 물대포, 119 구조장비, 탐지견에 헬기까지 동원됐다. 11일 전격 이뤄진 검찰의 금수원 재진입 작전 얘기다.

하지만 실속은 없었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신도 5명을 체포했지만 핵심 인물로 거론된 '김엄마'와 '신엄마' 등을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물론 유씨와 장남 유대균(44)씨의 흔적을 찾아볼 수도 없었다.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아직도 유병언을 못 잡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강한 질타를 의식해 전격적으로 이뤄진 진입작전이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유씨 검거는 더욱 미궁에 빠지게 됐다.

검찰과 경찰이 11일 유씨 부자와 이들을 돕는 신도들을 검거하기 위해 구원파의 총본산인 경기도 안성시 금수원에 진입했다. 유씨를 검거하기 위해 진입했던 지난달 21일 이후 21일 만이다.

이날 재진입 작전은 1차 진입 때보다 훨씬 강력하고 신속했다. 1차 때 1,000여명에 불과했던 경찰 병력을 이번에는 60여개 중대, 6,000여명으로 늘렸고 일부 차선만 부분적으로 통제했던 1차 때와 달리 금수원 2㎞ 앞에서부터 4차선 도로를 원천 봉쇄했다.

1차 때는 구원파 신도들의 반발을 감안해 충분한 사전 협의 끝에 낮12시10분이 돼서야 진입했지만 이날은 오전8시부터 금수원 정문과 200m 정도 떨어진 좌우 출입문으로 경찰 병력이 일제히 밀고 들어갔다. 진입 후 50분 만에 금수원의 예배당이자 핵심 시설인 대강당까지 진입했다.

검찰은 이날 금수원 내부 폐쇄회로(CC)TV, 작성문서, 각종 영수증, 차량 운행일지, 컴퓨터, USB 메모리 등을 압수하는 한편 대강당과 1~3층짜리 주택과 창고, 별장, 표면상에 드러나지 않는 비밀시설까지 샅샅이 뒤졌다.

금수원 안의 불법 건축물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앞서 안성시는 금수원 내부에 건축허가나 신고 없이 지어진 건축물 컨테이너 20여개 동, 증·개축한 30여개 동 등을 적발해 경찰에 고발했다. 불법이 확인되면 사용을 금지하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금수원을 폐쇄해 유씨 일가의 근거를 뿌리 뽑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작전규모는 거창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이날 금수원 진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던 '두 엄마'의 체포에는 실패했다. 두 엄마인 김명숙(59)씨와 신명희(64)씨는 구원파 신도로 유씨의 은신처와 도피자금 마련, 도피 협력자의 역할 배분, 수사당국의 동향 파악 등 유씨 도피를 총괄·기획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김씨의 경우 평소 구원파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 신도들에게 밥을 지어주는 등 구원파 대모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엄마를 체포해 유씨를 고립시키고 유씨의 행방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잡을 계획이었지만 김씨의 차량만 발견했을 뿐 검거에는 실패했다.

금수원 문을 열어주면서 "두 엄마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구원파의 장담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를 두고 늑장 수사를 벌여온 검찰의 예고된 실패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초 검찰은 지난 1일 유씨의 도피 총책인 김엄마의 존재를 밝혔음에도 금수원 진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열흘이 지난 이날에서야 작전을 감행했다. 핵심 인물들이 도망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실제로 금수원 안은 검찰의 수색에 대비한 흔적이 보였다. 대강당으로 가는 길에 설치된 2개의 주차장은 100여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크기였지만 이날은 승용차 등 10여대뿐이 없었다. 예배당·창고·주택 등 안에 있는 물건과 자료들도 이미 상당히 정리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경은 이날 금수원에서 임모(62), 김모(67), 박모(43), 최모(44)씨 등 신도 4명을 유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거했으며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방해한 이모(56)씨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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