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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아름다움에 얽힌 100여가지 이야기

■ 세상의 모든 우아함에 대하여 (제시카 커윈 젱킨스 지음, 루비박스 펴냄)


인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상 '아름다움(美)'에 열광해 왔다. 1,000년 로마제국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클레오파트라의 미모, 얼굴의 찡그림마저 따라하게 만들었다는 중국 춘추시대의 미녀 서시, 조선 역사상 유일하게 궁녀 신분으로 왕비에 올랐던 희빈 장씨 등 아름다움에 관한 인간의 관심은 시간의 벽마저 넘나든다. 원제인 'Encyclopedia of the Exquisite'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은 서구 문화의 아름답고 우아한 것들을 묶어놓은 독특한 백과사전 형식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패션 잡지에서 오랜 세월 몸담으며 심미안을 갖게 된 저자가 우리 앞에 100여 가지 아름다운 것들에 얽힌 비밀스럽고 매력적인 일화들을 소개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는 립스틱의 글리세린으로 폭탄을 만들기 위해 립스틱 사용을 제한했다. 나치는 립스틱 사용 자체를 금지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미국에서는 "립스틱을 바른 여성의 쾌활한 정신과 자신감, 상냥함은 전염되는 것으로 남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끼친다"며 전쟁 내내 립스틱 생산을 계속했다. 미국인들은 영국 군대에 있는 여성들을 위해 립스틱을 포장해 보내기도 했다. 고양이에 관한 일화도 흥미롭다. 지금이야 고양이가 널리 사랑받는 애완동물이지만, 사실 고양이는 개, 양, 염소, 소, 돼지, 말, 닭, 심지어 물소보다도 더 나중에 애완동물의 자격은 얻은 야생동물이다. 중세 유럽에서 고양이는 악마와 한통속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고양이가 사랑 받는 애완동물이 된 것은 20세기에 이르러서다. 조세핀 베이커(1906~1975)나 폴라 네그리(1897~1987)등 같은 유명 배우들이 애완 표범을 기르면서 고양이과 동물들이 본격적으로 인간의 사랑을 받게 된다. 아름다움은 모두에게 이야깃거리가 되며 또한 선망의 대상이라는 점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인류의 생에 깃들어 있는 아름다움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세련되게 풀어내면서 세상 모든 우아한 것들을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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