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금오(54·사진)씨는 주변인들에게 ‘나무 박사’이자 ‘행복과 긍정의 바이러스’로 불린다.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에서 나무농장 ‘나무야 나무야’를 15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나무에 관한 것이라면 모르는 게 없어서 ‘나무박사’라 불리고 평생 좋아했고 소원했던 일을 한 그와 그가 가꾼 공간에서 주변 사람들까지 행복해지기 때문에 ‘행복과 긍정의 바이러스’로 통한다. 그래서 유씨의 지인들은 망설임 없이 그의 삶을 특별하다고 이야기한다. 15년 농장 운영하며 행복 바이러스 전파
대학원 들어가 늦깎이 학구열 불태우기도
그는 “주변 사람들이 ‘나무야 나무야’에 들러 좋아하는 모습과 식물의 좋은 기운을 얻어가는 것이 큰 행복”이라며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옮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의 나무농장에는 100여종의 나무 1만 그루가 있다. 농장도 울산에 있는 ‘나무야 나무야’ 외에 경주시 건천읍에도 한 곳을 뒀다. 외소한 몸으로 그 많은 나무를 어떻게 길렀나 싶지만 그에게는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이었다. 그는 “아들을 유학 보낸 뒤 밀려오는 허전함을 털어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무를 키우기 시작했다”며 “게으름 피우지 않았고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하루도 부지런하지 않을 수 없이 열심히 살다 보니 모든 게 극복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나무를 키우는 데서 행복을 얻었지만 지금은 농장 경영으로 적잖은 수입이 창출돼 ‘덤’도 얻었다. 그는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데서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있다. 나무농장이 시인인 그와 시인인 지인들의 사랑방이 된 것도 각종 식물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서다. 지금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원예치료학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방송통신대 농학을 전공한 데 이어 두 번째 늦깎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것. 15년 동안 좋아하는 나무를 키우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가진 것을 나누고 싶다 는 게 이유다. 유씨는 “그 동안 나무를 키우면서 배운 놀라운 기운들과 나무로부터 받았던 마음의 위로 등 모든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며 “특히 식물이 사람에게 미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긍정적인 영향을 치료를 통해 증명해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릴 때 꿈은 꽃집 주인이었는데 그것보다 훨씬 크게 이뤘다”며 “하지만 훗날 식물을 좋아하는 누구라도 와서 쉬어가고 식물 키우는 법을 배워가는 공간을 운영하겠다는 더 큰 꿈이 아직 남아 있다”고 바람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