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이 마침내 10회 대회를 맞았다. 지난 1999년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첫 대회가 치러진 이래 어느새 10년이라는 역사를 쌓은 전통있는 대회로 발전한 것이다.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 무대를 일본 오키나와현으로 옮겨 국가의 명예를 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대회가 창설될 때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10년간 대회를 이끌어온 핀크스 이영덕 대표이사는 한일전은 골프발전을 위한 순수한 스폰서십으로 시작했기에 10년의 전통을 쌓아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일대항전이 11년째를 맞았다. 장기간 대회를 치러온 원동력은 무엇인가. 일본 속담에 ‘계속은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라도 우직하게 계속해나가면 나중에는 그것이 큰 힘이 된다는 뜻이다. 상업적으로 이름을 알리거나 눈앞의 이득만 생각했다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대기업이 아닌 입장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10년이 넘게 한일전을 지원해온 만큼 골프역사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일전을 개최하면서 보람을 느끼는부분이 있다면. 세계적으로 여자골프는 한국이 최강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박세리 선수의 역할이 컸고, 2세대 선수들의 노력도 컸다. 10년간의 꾸준한 한일교류가 여자 선수들의 수준 향상과 협회의 성장에 기여한 부분도 컸다고 자부한다. 특히 국내파 선수들의 국제적인 감각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우리 선수들이 일본 투어에 진출하는 길도 수월해졌다. 일본 투어에 자국의 젊은 선수들이 많이 등장한 것도 한일전에 자극받은 부분이 크다. 10년의 전통이 쌓이면서 한일 간의 실력 격차가 사라진 듯하다. 2003년 가을, 대회를 앞두고 실무회의를 진행하며 ‘무승부 처리’를 놓고 논의한 적이 있다. ‘비기기로 하자’, ‘후반 9홀 점수로 결정하자’는 안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대표선수를 선발해 마지막홀에서 연장전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모두가 찬성해서 채택이 됐지만 사실 그때까지는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07년 대회 때 실제로 동점이 나왔다. 양국의 기량이 대등하다는 반증이었다. 연장전 역시 3번홀까지 가는 접전을 벌일 정도로 치열했다. 선수들의 실력과 함께 대회의 권위도 높아졌는데. 일본에서도 한일전이 많이 알려져서 관심이 높다. 선수들은 물론 골프팬들의 관심이 높아져 한국보다 많은 갤러리가 참관한다. 일본에서도 표현하지 않을 뿐 속으로는 승부욕을 다지고 있다. 이렇듯 대회의 권위가 생기면서 일본에서도 장기 스폰서로 참여하겠다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회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많은 힘이 된다. 올해 대회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선수들의 실력으로 봤을 때는 우리가 한 수 위다. 단지 대회가 열리는 류큐골프장이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그린이 고려잔디로 조성되어 상당히 거칠고, 언듀레이션보다 잔디의 결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코스 점검을 갔을 때도 현지의 대회관계자들이 그린의 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승부는 결국 퍼트에서 갈리므로 한국 선수들의 잔디적응이 관건이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