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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계좌 재산, 명의자 소유로 간주

여야, 금융실명제법 개정안 합의


앞으로 차명계좌로 확인되더라도 해당 계좌 재산은 원칙적으로 명의자 것으로 간주된다. A가 친구 B의 명의를 빌려 계좌를 개설하고 예금을 맡기면 해당 계좌 재산은 원칙적으로 명의자 B의 것으로 간주된다는 얘기다.

합의에 의한 차명계좌가 불법자금 은닉·세탁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불법자금 거래를 목적으로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한 처벌과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여야와 금융당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제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여야는 11일 정무위 법안소위에 개정안을 상정해 심의에 착수할 방침이다.

개정안을 발의한 민병두·안철수·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측이 금융위와 합의한 내용에 의하면 이번 개정안에는 이른바 '합의 차명'을 억제하기 위한 조항이 포함된다. 차명계좌 속 재산을 명의를 빌려준 사람의 소유로 추정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계좌 실소유주가 재산을 되찾기 위해서는 재판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즉 재판 과정에서 실소유주가 차명계좌의 적법성을 직접 밝혀야 하기 때문에 불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정무위 측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에는 불법자금 거래를 목적으로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한 처벌 및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반할시 차명계좌 실소유주와 명의자 모두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현행 금융실명제법에는 형사처벌 조항이 명시돼 있지 않은 탓에 차명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밝혀져도 간접적인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 또한 불법거래 정황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명계좌 개설을 중개한 금융회사 임직원 역시 실소유주·명의자와 동일한 수준의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금융사에 대한 과태료 수준은 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10배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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