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기업들에 과도한 은행대출 의존을 삼가고 채권, 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정부의 긴축기조로 은행대출이 힘들어지자 급전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신탁회사를 통한 고금리 자금을 빌리고 있는 등 폐해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CSRC)의 루원샨 부국장은 최근 광둥성 방문 중 현지 기업가 모임에서 "정부의 긴축기조로 갈수록 고금리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이제 은행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저금리와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직접금융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당국은 올해부터 100억 위안의 순자산을 갖고 있거나 AAA 등급인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이 채권 발행을 신청할 경우 한달 내에 발행 승인을 내주도록 바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채권시장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채권시장이 발달돼 있지 않아 과도하게 은행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 대출은 8조 위안 안팎에 달했던 반면 기업들의 채권 발행은 25건, 600억 위안에 그쳤다. 중앙재정대?의 궈톈융 교수는 "정부 긴축조치로 은행대출이 빠듯해지면서 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에 노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며 "미개발된 기업채권 시장의 발전 여지가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지민 미국 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하다 보니 채권 유통시장이 빈사 상태에 있다"며 채권시장이 구조적으로 발전할 수 없는 환경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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