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여년전 대만을 일방적으로 버렸고 이것이 지금까지 대만인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초래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입니다."
조백상(58ㆍ사진) 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 대표(대사)는 대만인이 지금도 단교로 인한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고 이것이 한류확산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주장에 단호히 반대했다. 한국은 1992년 8월 24일 중국과의 수교에 하루 앞서 대만과 단교했는데, 당시 사전예고도 없이 '혈맹'을 버림으로써 대만인들의 민족감정에 상처를 줬다는 것이 현재까지 이어온 '신화'다
유 대사는 "대만과의 단교는 중국과의 수교에 따른 충분히 예상된 것이었고 또 설명했으며 이를 대만 정부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한국이 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이라고 반박했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중국에 밀려나는 데 초조해진 대만 정부가 자신들의 어려움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만만한' 한국을 끌고 들어갔다는 것이다. 한국을 공격하면서 대만 정부는 자국민들이 제기할 책임론에서 벗어나려 했다는 것이다. 유 대사는 "대만 일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한국을 공격하는 것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안될 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상대국의 억지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텍스트가 없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했다. 한국ㆍ중국의 수교 과정에 대한 기록처럼 단교과정을 비롯해 한국과 대만의 외교관계에 대한 정리와 공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대사는 "우리가 대만에 대해 저자세를 가질 이유는 전혀 없다"며 "다만 여전히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조백상 대사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1982년 외교부에 들어간 이래 주중국1등서기관, 주일본참사관, 주선양총영사를 거쳤고 지난 4월부터 주타이베이대사를 맡고 있다.
/타이베이=글ㆍ사진 최수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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