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량 통신기록 수집이 가능했던 애국법 215조가 5월31일 자정을 기점으로 만료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이 조항의 대체법안으로 상정된 미국자유법안 합의에도 실패했다. 앞서 하원을 통과한 자유법은 정보기관이 필요한 통신기록을 통신회사에 요청해 자료를 받는 대신 정보기관은 통신기록을 보존하지는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통과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공화당 대선 잠룡인 랜드 폴 상원의원이었다. 국가안보를 중요시하는 공화당은 애초 미국 정보기관의 대테러 정보수집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애국법 215조 원안을 그대로 연장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폴 의원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필리버스터까지 사용하며 애국법 연장과 자유법 통과를 모두 막았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만들어진 애국법은 테러 방지를 위해 정보당국의 도청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전 NSA 요원이 미국 정보기관에서 일반시민들의 사생활까지 무차별로 도청하고 있다고 폭로하며 세계적 논란을 촉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연방고등법원도 지난달 초 NSA의 무차별 정보수집이 애국법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판결한 바 있다.
AP통신은 이번 합의가 불발됐지만 상원에서 자유법 통과가 곧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상원이 폴 의원의 필리버스터 재행사를 차단하는 절차투표를 진행해 찬성 77, 반대 17로 가결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2일이나 3일 자유법이 최종 처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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