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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현의 승마 속으로] <2> 경마와 다른 승마 기승술

속도보다 리듬·자세… 허리 꼿꼿이 펴야

귀·허리·발뒤꿈치 일직선에 맞추고 다리는 말의 추진·방향키로 활용

장애물 넘을땐 몸 앞으로 하지만 속도 위해 허리 굽힌 경마와는 차이

승마 기승자의 허리를 꼿꼿이 편 자세(왼쪽)와 경마 기수의 몽키 자세. /=연합뉴스·한국마사회

"체중이 많이 나가도 승마를 할 수 있나요?" 승마 문외한인 지인이 이렇게 묻습니다. 왜소해야 경마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승마와 경마의 차이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선 목적이 다릅니다. 승마에서는 기승자가 말을 어떻게 자신의 의도대로 컨트롤하느냐, 경마에서는 어떻게 하면 말을 빨리 달리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경마는 가벼운 기수에게 유리합니다. 하지만 승마 기승자의 경우는 말을 제어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체격 조건과 근력이 필요합니다. 승마는 리듬과 자세, 경마는 속도로 정리하면 될 듯합니다.

기승술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경마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몽키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경마 기수들은 이 자세가 말을 빠르게 달리도록 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몽키 자세는 1894년 샌프란시스코의 베이네스트릭트 경마장에서 토트스론이라는 기수가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말 목 위에 올라탄 원숭이의 모습과 비슷해서 이렇게 불리게 됐다고 하네요. 그도 이 자세를 일부러 시도했던 건 아니고 고삐 때문에 우연히 어설픈 자세가 됐는데 말이 더 자유롭게 큰 보폭으로 잘 달린다는 사실을 깨달은 겁니다. 이후 몽키 자세는 유행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반해 승마 기승술의 최고 기본은 허리를 꼿꼿이 펴야 한다는 겁니다. 종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장마술이나 장애물에서 말을 컨트롤하기에 유리한 자세는 허리를 펴는 것입니다. 보통 승마자세의 정석은 귀·허리·발뒤꿈치에 가상의 선을 긋고 이에 맞추는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이게 기본이고 종목과 자신의 체형, 말의 형태나 습성 등에 따라 스타일은 바뀌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는 기본을 확실히 하고 자신의 몸과 지금 타고 있는 말에 맞춰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설명한 '일직선 법칙'은 많은 승마 서적과 교관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막상 움직이는 말 위에서 이 자세를 취하기는 정말 어려워서 이 자세를 보고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기도 합니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시선을 멀리 쳐다보면서 고삐와 다리 등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면 말을 괴롭히지 않고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습니다.



승마 기승술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게 다리입니다. 승마를 경험할수록 다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말과 직접 닿는 부위인 다리의 역할은 무궁무진합니다. 말을 앞으로 가게끔 하는 추진의 역할, 말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방향키 역할 등입니다. 앞으로 설명할 부분이 많지만 '다리를 잘 쓰려면 허리가 꼿꼿해야 한다'는 것만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예외도 있어서 모든 승마 기승술이 허리를 펴는 것만은 아닙니다. 장애물을 넘을 때 몸을 앞으로 기울여주기도 하는데 이는 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넘기 위한 것으로 경마의 몽키 자세와는 기울기의 차이가 있습니다. 경마와의 비교를 통해 승마 기승술의 기본을 살펴봤습니다. 승마의 세계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셈입니다.

다리를 쓰는 것에 대한 김정근 한국마사회 승마레저담당 팀장의 보충 설명입니다. 그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리스트로 대한승마협회 심판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손과 채찍·음성도 활용할 수 있지만 결국은 다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여기에 더불어 체중 이동까지 이용해 말을 앞으로 가게 하거나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말을 타고 다루는 데 아주 유리해집니다."

/'1000일간의 승마표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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