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주변의 사물, 생각과 관계, 세상을 정리하며 질서를 잡으려고 한다. 삶은 언제나 혼란스럽고 하루하루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꽉 짜여진 질서에는 오히려 숨이 막힌다. 이러한 삶의 질서와 무질서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철학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외적 질서는 거대한 내적 무질서를 해결하려는 절망의 노력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하지만 정리정돈을 다룬 실용서들이 넘쳐나고, 정리의 기술을 알려주는 컨설턴트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외부의 질서에 기대서라도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완벽한 삶의 질서를 찾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강박과 절망적인 노력은 그대로다. 노력해도 도무지 개선되지 않을 것 같은 삶의 무질서, 현대인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삶에 질서를 부여하고 싶다면 지저분한 책상과 어지러운 창고를 청소하는 것 이상의 도전이 필요하다.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과 감정과 경험을 시험대에 올리고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철학은 소중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철학은 스스로에 대해 캐묻고 해명하고 가면을 벗게 해주며, 삶의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질서는 자신의 가능성을 생각 없이 습관처럼 기계적으로 윤 나게 닦는 것 이상의 것' 이며 이 '이상'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질서가 행복과 관련을 맺을 수 있다고 말한다.
철학상담실을 운영하며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철학적 사고를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 슈미트는 철학 카운슬링을 통해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삶의 문제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책에서 저자는 머릿속에서부터 책상 위까지, 넘쳐나는 생각과 물건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철학적 문제해결을 제안하고 인도한다.
"완벽한 질서가 주어진다면 당신을 둘러싼 삶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까? 무질서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없을까? 질서와 무질서를 대하는 당신의 태도가 바뀐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인류 지성들의 위대한 통찰과 고뇌 사이로 독자들을 조심스레 초대한다. 독자에게 '당신이 고민하는 질서의 의미를, 소크라테스도 니체도 함께 고민했다고, 그리고 그들의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고 차근차근 설명하며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문제를 대하는 새로운 태도를 소개한다. 스스로 답을 찾고, 내면의 질서를 세우는 방법을 독자 스스로가 찾을 수 있게 후원하는 지혜로운 철학자처럼 말이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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