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미국 뉴욕대 교수는 경기전망에 있어서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힌다. 서브프라임 위기가 금융위기로 악화될 수 있음을 사전 예고했을 뿐 아니라 올 초까지만 해도 세계 경기 회복은 기껏해야 '더블 ?K((double-dip)' 또는 'W자형'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런 그가 최근 세계 경제 회복이 'U자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체르놉비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경기 회복의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당분간 경제성장률이 추세를 밑도는, 특히 선진국 경제가 최소한 2, 3년 정도 부진한 U자형 회복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미국과 영국 등 과잉소비국의 소비수요가 빠르게 회복되지 못한다면 중국과 신흥 아시아 국가, 일본, 독일 등 과잉저축국가가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더 늘려야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가 비록 회복기를 맞고 있지만 선진국의 수요 회복 지연으로 그 회복세는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이어 그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모든 것이 좋을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 같은데, 불행하게도 앞으로 남은 길은 지금보다 더 나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잘 해야 울퉁불퉁한 굴곡이 심한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블 딥' 시나리오가 전개될 위험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U자형 시나리오 안에서 가능성은 작지만 출구전략이 올바르게 실행되지 못할 경우 경제 성장률이 다시 악화되는 '더블 딥' 침체의 가능성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또 루비니 교수는 "중앙은행들은 앞으로 금리를 결정할 때 자산가격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런 방식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산가격, 자산거품은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금리 결정시 갈수록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버냉키는 이와 다른 견해를 가진 듯 하지만, 이번 위기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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