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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의 갈길 알려준 일본 동해 병기 방해 로비

일본이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표기하는 미국 버지니아주 의회의 '동해병기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동원하고 나섰다. 일단 저들의 행보가 괘씸하다. 합법적 로비는 물론 협박까지도 불사하는 행태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일본은 버지니아주의회의 동해병기법 결의안에 끼어들 자격이 없다. 주 공립학교의 학생들에게 정확한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토론 과정을 거친 법을 방해하고 나선 것은 명백한 월권이다. 투자 보류, 기존 투자 철수까지 운운하며 협박했다니 급하기는 급했던 모양이다. 국제사회에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는 동해와 일본해 병기 문제에도 이토록 집착하는 판이니 위안부나 식민지 침탈, 제국주의 침략에는 더더욱 왜곡과 역사 미화에 나설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고 하겠다.

일본이 보여준 버지니아주에 대한 부당한 압력과 꼼수는 역으로 우리가 일본과의 관계를 설정해나가는 데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지침과도 같은 것이다. 최소한 일본에 맞설 수 있는 다각적인 차원의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 주미 일본대사관이 저토록 날뛰는데 우리 대사관은 뭘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로비가 언론을 통해 알려질 때까지 우리 외교부든 대사관이든 정보수집조차 게을렀다면 생각과 각오를 원점부터 다잡아야 할 것이다.



마침 정부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국제적인 공조에 나서기로 방향을 잡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를 주관할 범정부 차원의 조정기구 설치가 우선이다. 동해의 병기 표시 문제부터 위안부와 영토 야욕, 과거사에 이르기까지 비상식적이고 몰역사적인 일본의 행태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을 갖고 정책을 총괄하는 기능이 필수적이다. 일본의 저인망식 로비는 우리에게 자극을 주는 동시에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조속히 대응기구 설치를 비롯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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