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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의 ‘코드 인사’로 지목돼온 황지우(56ㆍ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19일 전격 사퇴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8일 업무규정 위반 등의 이유로 교육과학기술부에 황 총장의 파면ㆍ해임 등 중징계를 요청함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황 총장은 이날 한예종 석관동 교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예종의 도약이 문화부 감사로 완전히 봉쇄된 지경에 이르렀다”며 “식물상태에 빠진 총장직에 앉아 있다는 게 더 이상 의미도 없고 나로 인해 빚어진 본교의 압력을 덜어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오늘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황 총장은 그러나 “(문화부의) 이번 감사는 전형적인 표적 감사”라며 “문화부 감사실의 감사는 학교 설립 17년 연혁 가운데 유례가 없는 융단 폭격식 감사로 최종 도착지가 총장 퇴진과 한예종 구조개편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화부가 지적한 발전기금 유용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만 영수증 처리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고 여기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겠지만 이게 과연 총장 퇴진에 이를 만큼 중대한 비리인지는 수긍이 안 된다”고 말했다. 문화부 감사관실은 지난 3월16일부터 4월24일까지 한예종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황 총장의 근무지 무단이탈, 통섭교육 부실운영 등 12개 사항을 적발했다. 문화부에 따르면 황 총장은 사진전 개최를 이유로 학교발전기금에서 600만원을 타갔지만 전시회를 열지 않았고 증빙 영수증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황 총장의 사퇴에 앞서 김윤수 전 국립미술관장,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도 이전 정권의 ‘코드 인사’ 논란을 빚으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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