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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가 25일 차남의 병역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이번주에 언론인·의료인 또는 관계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 등 어떤 것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청문회를 앞두고 제기되는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내정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내정자는 차남의 병역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MRI나 X레이 촬영에도 응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내정자는 "사실 아직 결혼을 시키지 못한 자식 문제를 놓고 더구나 신체부위를 가지고 공개적으로 대중에게 이 문제를 노출, 공개한다는 게 얼마나 인간적으로 불이익이 되겠느냐"면서도 "의혹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상황에서든지 공개적으로 검증에 응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이 내정자의 차남은 지난 2000년 신체검사에서 3급을 받았지만 2006년 5급을 받아 군대에 가지 않았다. 이 내정자 측은 내정자의 차남이 미국 유학 시절 축구를 하다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고 이후 병역이 면제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내정자는 총리 내정 직후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점을 의식한 듯 내정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신상털기식으로 행해지는 청문회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에게도 사생활이 있고 여러 가지 보호 받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제가 총리 내정자로 지명됐다는 이유로 사생활이 유출되고 전 국민 앞에 공개되고 하는 것을 계속해야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 등 사생활 검증은 비공개, 정책 검증은 공개로 이원화해 청문회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내정자는 원내대표 시절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들이 잇따라 낙마하자 인사청문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 같은 내용의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총리와 부총리가 모두 여당 출신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사회 두 분의 훌륭한 분들이 내각에 오셔서 훌륭하게 내각을 잘 이끌고 계시기 때문에 두 분과 협력해서 민생경제 살리기, 각종 개혁과제를 협력해 대통령을 잘 보필하고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을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각각 전직 원내대표 및 당 대표 출신이다. 이 내정자까지 총리로 임명될 경우 총리 및 부총리 모두 여당 현역 의원들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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