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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5월 18일] 자원부국으로 가는 길

김동수(한국수출입은행장)

우리나라는 세계9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면서도 에너지원의 약 97%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자원빈국이다. 또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석유ㆍ철광석 등 산업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해외자원개발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그러나 해외자원개발을 둘러싼 여건은 순탄하지 않은 실정이다. 엑슨모빌ㆍBHP빌리턴 등 자원 메이저 기업은 물론 자원 소비대국인 중국과 일본, 전통적 자원부국인 중동ㆍ러시아까지 해외 신규광구획득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독립국가연합(CIS)ㆍ아프리카 등 신흥 자원보유국도 자원민족주의에 편승해 높은 광구매입가격 및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지원 등을 요구하는 형국이다. “20세기 냉전의 단초가 이념이었다면 21세기 냉전은 원유 등 천연자원이 그 단초가 될 것이다”고 분석한 독일의 에리히 폴라트 박사의 지적이 새삼 실감난다. 지금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해외 광구가 매물로 나오고 그 중에는 비교적 저렴한 것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회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선진국의 20~30%에 불과한 해외자원 투자규모를 더욱 늘려가야 한다. 아울러 자금력과 기술력이 열세인 후발주자로서 신흥 자원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를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들 국가가 필요로 하고 우리가 강점을 지닌 플랜트ㆍSOC 건설과 연계된 패키지형 자원개발 모델을 성사시키기 위한 민관합동의 입체적 노력도 절실하다.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자원외교, 수출입 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그리고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원부국이 되기 위해서는 해외자원개발 노력만으로는 미흡하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다이아몬드 가공회사 드비어스의 과거 황금기를 대변하는 광고문구이다. 하지만 이 문구가 최근 합성 다이아몬드가 개발되면서 점차 옛말이 돼가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래 자원고갈 시대에 대비해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자원을 개발하고 자원절감 및 재활용기술 개발 등 자원이용을 효율화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지만 자원전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옛 가르침에 ‘임하선어불여결망(臨河羨魚不如結網)’이라 했다. 물가에 서서 고기를 부러워하기보다는 고기를 잡기 위한 그물을 짜라는 지혜를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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