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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대한민국, 춤의 매력에 빠져들다

남녀노소 스포츠댄스·살사등 춤 배우기 열풍<br>불건전 이미지 벗고 '사교의 장'으로 거듭나<br>스킨십·눈빛 교환 통해 동호회서 커플 탄생도

'스살' 동호회 회원들이 역삼동 살사 바에 모여 흥겨운 라틴 음악에 맞춰 각자의 춤 실력을 뽐내고 있다. 스텝이 꼬이는 등 능숙하지 않지만 열정만큼은 프로 댄서 못지 않다. /사진제공=스살

SetSectionName(); [이슈 인사이드] 대한민국, 춤의 매력에 빠져들다 "스텝 밟으면 스트레스가 한번에 훌~ 훌~"남녀노소 스포츠댄스·살사등 춤 배우기 열풍불건전 이미지 벗고 '사교의 장'으로 거듭나스킨십·눈빛 교환 통해 동호회서 커플 탄생도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스살' 동호회 회원들이 역삼동 살사 바에 모여 흥겨운 라틴 음악에 맞춰 각자의 춤 실력을 뽐내고 있다. 스텝이 꼬이는 등 능숙하지 않지만 열정만큼은 프로 댄서 못지 않다. /사진제공=스살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지난 22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바. 불이 꺼지고 휘황찬란한 조명이 켜진다. 15쌍의 남녀가 손을 잡고 걸어 나온다. 흥겨운 라틴 음악이 흘러나오자 '살사'의 향연이 시작된다. 나무 바닥을 튕기는 구두 소리는 경쾌하고, 여성의 몸이 빙글빙글 돌며 만들어내는 실루엣은 아름답다. 엷은 홍조가 피어 오른 그들의 표정은 들뜬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안무가 이어질수록 몸짓도 낯빛도 뜨거워진다. 굵은 땀방울이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생각만큼 모두가 능숙하진 않다. 스텝은 가끔 꼬이고, 팔은 간혹 비틀린다. 그런데도 30명의 '댄서'들은 '아무렴 어때' 라는 표정이다. 곡의 마지막 한 박자가 스피커를 울리고 사라지는 찰나, 댄서들이 동시에 두 팔을 활짝 펼치며 고개를 올려 젖힌다. '춤꾼'과 '몸치'가 뒤섞여 벌인 한바탕의 춤사위가 끝나자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댄서들이 가쁜 숨을 토해낸다. 거친 숨소리가 잦아든 그 자리엔 이내 웃음꽃이 가득 피었다. 실력과 무관하게 남녀노소 다양한 층으로 춤 문화가 퍼지고 있음을 실감한 현장이었다. 대한민국에 춤바람이 불고 있다 한 방송사에서 내보내는 댄싱 관련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댄스스포츠를 비롯해 살사나 스윙 등의 춤을 취미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춤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건강에 좋고 직장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릴 수 있다. 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사교의 장'의 역할까지 하면서 과거의 음침했던 이미지를 지워 나가고 있다. 역삼동에 위치한 살사 관련 동호회 '스타일리쉬 살사(스살)'의 연습실은 춤 열풍을 잘 보여준다. '스살'은 전자 관련 회사에 다니던 송재일 씨(40)가 지난 2006년 조직했다. 평소 춤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해 살사 바(bar)를 차리고 동호회의 연습실 겸 모임 장소로 쓰고 있다. 송 씨는 "최근 불기 시작한 춤 열풍이 점점 기세를 더해 가고 상황"이라며 "주중에는 30~50명, 주말에는 150명 정도의 회원들이 연습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연령대는 20대 중반서부터 4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직업도 영화감독ㆍ샐러리맨ㆍ변호사 등 천차만별이다. 강사는 회원들 중에 상당한 춤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맡는다. 일종의 품앗이인 셈이다. 시작한지 한 달도 안됐다는 오남희(42ㆍ공무원)씨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몸을 흔들다 보면 언제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그는 "정해진 안무를 외울 필요 없이 서로의 사인에 맞춰 자연스레 움직이는 것이 살사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회원인 박원섭(27ㆍ컴퓨터 프로그래머)씨는 '헬스광'이었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헬스장을 다니며 근육을 키웠지만 어느 순간 흥미를 잃었다. 혼자가 아니라 어울리며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스살을 알게 됐다. 자신이 춤을 이렇게 못 추는 사람인지 몰랐다는 박 씨는 "요새는 헬스장은 일주일에 한 번, 살사는 세 번씩 추러 나온다"라며 "몸치 탈출이 가장 큰 목표"라며 웃었다. 박 씨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프로그래머들 특징은 자세가 구부정한 것"이라며 "자세 교정에도 춤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윙 댄스 동호회인 '오렌지스윙카페'에서 활동하는 직장인 김래은(27)씨도 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당산동에 있는 스윙 바를 찾는다는 그는 "때로는 몸이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며 "빠른 박자에 맞춰 스윙 춤을 추다 보면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훌훌 날아가고 무료한 일상에 리듬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춤 동호회는 연애와 사랑의 장이 되기도 한다. 춤의 특성상 남녀가 정기적으로 만나 눈빛을 교환하고 스킨십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랑의 감정이 싹틀 수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일까. 살사나 스윙 동호회의 경우 회원들의 연령대는 결혼 적령기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많다. '스살'의 운영자인 송 씨는 "작년에만 열 다섯 쌍이 결혼에 성공했고 올해도 벌써 한 커플이 청첩장을 찍었다"면서 "우스갯소리로 우리 동호회를 결혼정보회사에 빗대 '스살 듀오'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춤이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건전한 취미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열적인 몸짓과 뜨거운 정념은 도를 넘는 순간 쾌락과 향락, 불륜 등의 이미지와 고스란히 겹치기 때문이다. '스살'의 회원이자 한 중소기업의 상무인 윤 모씨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오해를 살 여지도 있어 아직까지 친구나 가족에게는 말을 못했다"며 "건전한 여가로 춤을 즐기는 사람이 느는 추세인 만큼 하루 빨리 인식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신나게 춤춰요' ] 화보보기 [ '섹시춤' 파격 변신 ] 화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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