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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강덕수 전 회장 15시간 조사…재소환 방침

‘수천억대 횡령·배임’ 혐의…강 전 회장 “정관계 로비 없었다”

이희범 전 STX중공업 회장 연루 의혹도 수사

‘횡령·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은 4일 검찰에 소환 돼 조사를 받았다.

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자정을 넘긴 직후에 귀가했다.

강 전 회장은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았다”고만 답했다.

강 전 회장은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것 없다. 해외 출장이 많기 때문에 전혀 그런 일을 할 시간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의 혐의 내용이 방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조만간 강 전 회장을 다시 소환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강 전 회장이 재직 시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를 지원할 경우 회사에 손실을 입힐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무리하게 업무를 추진했는지, 그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는 없었는지 등을 캐물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회삿돈을 빼 쓴 경위와 용처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회장이 횡령한 돈을 비자금화해 정관계에 로비를 한 흔적은 없는지 등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경영상 문제에 관한 것이 1차 수사목표”라면서도 “(정관계 로비 의혹은) 용처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고 나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검찰은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맡아 정관계에 인맥이 두터운 이희범(65) 현 LG상사 부회장이 2010∼2012년 당시 STX중공업·STX에너지 총괄 회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강 전 회장은 그러나 이 부회장의 연루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정관계 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소환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강 전 회장을 비롯한 전 경영진 5명의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해 STX 측의 수사 의뢰를 받고서 ㈜STX·STX조선해양·팬오션 등 그룹 계열사 6∼7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회사측이 수사의뢰한 강 전 회장의 횡령·배임 액수만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 전 회장 재임시절 지주회사 및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본부장 등을 지냈던 주요 임원들을 잇따라 소환했고 이 과정에서 강 전 회장의 구체적 범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 전 회장이 업무상 횡령 외에 개인 횡령 등의 비리를 저지른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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