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된 사이버테러에 대한민국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낸 이상희 전 의원이 13년 전에 제기했던 ‘10만 해커 양병설’이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 의원이 1996년 당시 부산 남구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내건 국방 정보화 공약의 핵심이 ‘10만 해커 양병설’이었다. 앞으로 전쟁은 사이버전쟁이 될 것이므로 정보화 능력이 뛰어난 인력을 군에서 지정하는 정보기술(IT)업체나 방위산업체 등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온라인으로 지휘ㆍ통제하면서 사이버테러 및 대응능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게 그의 지론이었던 것. 하지만 당시 이 전 의원의 주장은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인 율곡 이이 선생이 임진왜란 이전에 제기했던 ‘10만 양병설’과 비슷한 양상으로 치부되고 말았다. 이 전 의원은 10일 “총선 당시는 물론 국회 상임위 질의 등을 통해 ‘10만 해커 양병설’을 계속 주장했지만 정부 등에서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면서 “최근 사이버테러 사태는 인과응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무리 주먹이 세도 신경을 마비시키면 힘을 못 쓰는 것처럼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해도 정확한 정보를 입수, 발사시스템을 마비시키면 된다”면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정보화 능력이 뛰어나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노태우 정부 때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했고 지역구와 전국구를 포함해 4선 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대한변리사회 회장과 부산사회체육센터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