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8일 "수온과 수소이온농도(pH)가 높아지고 용존산소가 과포화되는 등 물리적 여건이 나빠진 데다 먹이경쟁, 산란전후 스트레스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강준치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 537마리가 수십 마리씩 잇달아 폐사한 채 발견되자 원인 조사에 나섰다.
변명섭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가뭄으로 칠곡보로의 유입량이 크게 감소했고 칠곡보에 저장된 물의 체류기간도 지난해(6.1일)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9.4일로 증가해 수질이 변화했다"며 "수온 역시 27.8~30도의 고온 상태로 물고기의 대사 속도를 높여 에너지 소모를 늘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높은 수온 등 칠곡보의 물리적 여건이 악화된 것은 4대강 사업이 강준치 집단 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일각의 주장과 맞물린다.
변 연구원은 또 "pH는 어류의 생리학적 측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8.5 이상의 높은 상태가 지속됐다"며 "낙동강 수계에 배스 등 경쟁 어종이 증가하면서 생존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도 폐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폐사한 강준치를 해부한 결과 106마리 가운데 105마리가 공복 상태였고 영양 상태도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암모니아 등 독성물질의 유입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변 연구원은 "칠곡보 상류의 용존산소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잠수부를 동원해 수중 탐색을 했지만 다른 저서성 어종의 폐사체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낮 시간대에는 산소 과포화 경향이 나타났다"며 "또 암모니아 등 독성물질 유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어류 폐사의 주요인이 되는 수중 암모니아 독성은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17mg/L, 1.9mg/L) 이하로 검출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 수계에 대한 수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어류의 생태 여건을 면밀히 검토해 어류 서식에 적합한 환경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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