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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금융위기 때 13조원 손실 숨겨"

전 직원 SEC에 고발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지난 2007~2009년 금융위기 기간에 최대 120억달러(130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숨겨 구제금융을 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전 직원 3명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당국에 이 같은 사실을 2010~2011년 각각 고발했다.

도이체방크는 회계장부 계상과정에서 자산가치를 '시가평가(mark to market)'가 아니라 매입가격으로 산정하는 수법으로 손실을 축소했다고 알려졌다. 보유자산 가치를 실제보다 더 부풀려 공시해 구제금융과 혹독한 구조조정을 피했다는 얘기다.

도이체방크는 이 밖에 2009년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제공한 보험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에게 '입막음'비용을 지불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선임 트레이더였던 매튜 심슨은 지난해 6월 '파생상품 포트폴리오 평가가 부적절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SEC에 이 사실을 고발했으나 이후 은행으로부터 90만달러를 받고 퇴직했다고 한다.

한편 도이체방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핵심 정보와 책임도 없는 인물들이 내부감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2년6개월 전 의혹을 다시 들춰낸 것"이라며 "SEC의 조사에 충실히 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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