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관계자는 5일 "정책금융공사를 비롯해 수출입은행ㆍ산업은행ㆍ무역보험공사 등은 선박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데 이를 둔 채 선박금융공사를 세우면 업무 조정을 하더라도 중복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기존 기관의 선박금융 업무나 인력을 선박금융공사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금융공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침체된 조선업계를 위해 선박 수주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기관으로 부산에 설립하겠다고 공약한 공공기관이다.
통상 선박 수주 계약은 생산자인 조선사나 수요자인 해운사 등에 장기간 막대한 자금을 융통해야 한다. 중국 조선업계의 추격으로 침체된 국내 조선업계는 정부가 나서 선박금융을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기 위한 초기 자본금 2조원에 대해 정부가 현금이나 주식 등 현물로도 출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기존 기관의 부서를 넘기는 방식으로 설립 부담을 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기존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금융회사가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관을 만들면 우량물건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지나치게 심화된다는 우려도 높았다.
이와 관련해 이날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선박금융공사 어떻게 설립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김병덕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설립 초기에 업무 정착을 위해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정책금융공사 등의 기존 인력 이관 및 재배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경우 기존 기관의 일부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존 기관의 관련 업무를 선박금융공사에 통합시킬지, 그대로 둔 채 업무를 조정할지 연구용역을 준 상태"라면서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선박금융공사의 업무를 마리나 등 레저스포츠나 조선ㆍ해양 플랜트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주장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이세훈 금융위 산업금융과장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해양 플랜트 등 다른 분야로 업무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업무 범위를 확대하면 자본금은 2조원에서 3조~4조원으로 늘어나게 돼 설립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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