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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 샌더스 미 대선 깜짝 결말 쓸 수 있을까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서 지지율 44%, 힐러리 제치고 1위

밑바닥 부터 올라온 정치이력 강점… 유세에 10만명 몰려

전국간호사연합 지지선언 등 힐러리 대세론 복병으로


당초 '클린턴-부시가(家) 간 대결'로 예상됐던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 구도가 요동치면서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 태풍의 눈에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무소속ㆍ버몬트) 상원의원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샌더스 의원은 각종 막말 등 '노이지마케팅'을 일삼는 트럼프와 달리 '풀뿌리' 정치로 다져진 정교한 논리와 돌파력으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 내에서 보기 드문 좌파 정치인으로 '사회주의자'로 불리지만 정확히는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추구한다. 월가 개혁, 부유층 증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 국민건강보험 도입, 최저임금 인상, 공립대 무상교육, 선거자금 개혁, 기후변화 대응 등 모든 이슈에서 가장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외정책에서는 이라크전 반대,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 찬성 등에 앞장서왔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샌더스 의원이 선전 차원을 넘어 실제 클린턴 전 장관을 누를 수 있느냐다. 현재로서는 회의적이다. 민주당 내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55% 정도로 샌더스 의원(17%)의 3배에 달한다. 또 대선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 민주당원들이 힐러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말 퀴니피악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공화당의 모든 주자에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만 8%포인트 격차로 누른 반면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나 스콧 워커 위스콘신주지사에게는 각각 4%포인트, 5%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다.



하지만 2008년 대선 경선 때 혜성처럼 등장한 시민운동가 출신 버락 오바마처럼 역전 드라마를 재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당초 무명에 가까웠던 샌더스 의원은 힐러리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그는 최근 '대선 풍향계'로 불리며 당내 경선 초반의 판도를 좌우하는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44%의 지지율로 클린턴 전 장관(37%)을 앞지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 지난달 이후 샌더스 후보의 유세에는 무려 총 10만명이 모여 "버니를 느껴보세요(Feel the Bern)"를 외쳐대며 광적인 지지 열기를 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전국간호사연합(NNU)이 대규모 노조로는 처음으로 지지를 선언해 클린턴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친월가ㆍ부자 성향의 클린턴 전 장관에게 식상한 민주당 골수 지지자들이 대안으로 샌더스를 선택하기 시작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워싱턴DC에서만 활동한 것과 달리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전국구'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도 강점이다. 그는 버몬트주 벌링턴시장 시절 균형재정 달성, 영세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복지 확충 등의 치적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 보수색이 강한 버몬트주 상원의원 자리를 압도적인 지지율로 지키고 있다. 버몬트주 미들버리대의 제이 패리니 교수는 "민주당 후보 간 TV토론회가 시작되면 샌더스가 정말 똑똑하고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른 주 미국인들도 생생하게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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