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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21일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병역면제와 국가공무원법 위반 의혹, 소득세 탈루를 포함한 재산형성 과정 등이 핵심쟁점으로 거론됐다. 민주당 등 야당 위원들의 거센 추궁에 후보자는 사안별로 수긍과 부인을 반복하면서도 명쾌하게 대답하지 못해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특히 병역면제와 '예스24' 겸직 부분에 관한 추궁에 후보자는 진땀을 뺐다. 반면 한나라당 위원들은 후보자의 도덕성보다는 경제관과 정책에 초점을 맞춰 간접적인 방어에 치중했다. ◇후보자 '수입' 도마 위…"받았지만 내용이 다르다"=우선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7년 인터넷 서점 '예스24' 고문 겸직으로 인한 국가공무원법 위반 의혹이 논란이 됐다. 이에 정 후보자는 "(급료는) 자문을 받을 때마다 계산하기 힘들다고 해서 한 번에 받았다"며 "1년간 수당을 12번에 나눠서 준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급여대장'을 근거로 한 야당 위원들의 계속된 추궁에 후보자는 "고문료를 두고 상의하지는 않았지만 회사 측이 편리하게 나눠주겠다고 해서 급료 형식으로 준 것"이라며 "겸직 문제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또 후보자의 각종 인지세 수입 등에 대한 신고누락 의혹도 불거졌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이 "3년간 수입보다 지출이 4,200만원 정도 많으며 금융자산은 오히려 3억2,000만원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하자 후보자는 "자료에 나와 있지 않은 경조사 비용과 활동비 등을 감안하면 훨씬 더 지출이 많다"고 말했다. 금융자산 증가의 경우 후보자는 "연금 보험료와 연금 저축이 금융자산 증가와 지출에 이중 계산돼 지출액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외국에서 강연 및 세미나를 통한 수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병역면제 논란, 격한 공세에 "어떻든 제 잘못"=병역면제와 관련해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1970년 마이애미대 입학 당시 입학허가신청 병역사항 항목에 'I am exempted from military service(나는 병역을 면제 받았다)고 허위 기록했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후보자는 "어떤 뜻으로 썼건 제 잘못"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후보자는 "어린 마음에 부선망독자(아버지를 여읜 독자)로 보충역 소집연기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그렇게 했다"며 "당시 미국 입학원서의 영어를 잘 해석하지 못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백 의원이 "당시 병역법에 부선망독자로 병역을 연기 받을 수 있는 나이의 한계는 23세"라며 후보자의 설명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병역면제 사유인 '고령(31세)'과 관련, 후보자는 "1977년 박사학위를 받고 1978년 조교수가 됐다"며 "35세가 되면 면제가 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집에 와서 서류를 보니 1977년 1월에 면제가 돼 있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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