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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환리스크 관리에 관심 가져야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30원대 중반으로 급락하면서 4년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환율 방어선이었던 1,140원이 지난 26일 허물어지면서 원화가치가 이틀새 달러당 최고 7원이나 오르는 매우 가파른 상승세다. 오랫동안 안정기조를 유지해온 환율이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수출에 대한 타격은 물론 환차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당국의 환율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돌고 있기는 하나 이번 원화 급등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의 반사 작용으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가 경상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달러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 타격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성장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경제의 난조 못지않게 한국 경제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과는 달러 수출이 올들어 2,000억달러를 돌파하는 사상 최고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무역흑자가 확대되면서 원화가치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무역흑자와 외환보유액이 누적됨에 따라 원화가치가 오르고 있는 것은 한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 호조와 무역흑자 확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동안 수출이 호조를 보인 이면에는 환율방어를 위해 국가예산의 3%나 되는 약 3조원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내수경기가 최악의 침체인 상황에서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호황을 지키려는 고육책은 이해 못할 바 아니나 그 대가는 우리 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바 있다. 인위적인 환율방어가 수출증가에 기여하는 효과가 크지않은데다 국내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설비투자를 위축시켜 내수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자칫 환율조작국으로 지목당해 통상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는 기본적으로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수와 수출 어느 한쪽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수출증가가 투자확대와 고용증대로 이어지고 소비증가의 효과로 나타나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환율방어는 재고해야 한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국이 이번에 달러화의 약세기조가 워낙 강해 손을 못쓴 측면이 없지는 않으나 외환 수급면에서 어느 정도의 원화강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지나치게 크게 원화가치가 오르는 것은 수출기업 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환율이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과 아울러 환리스 관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대응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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