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 왕궁 입증터 발굴

백제가 한성(지금의 서울)에 도읍했던 한성백제(기원전18~ 기원후475년)의 왕성으로 지목되는 송파구 풍납토성 내부에서 왕궁 관련 건물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고고학적 증거가 발견됐다. 지난 3월부터 풍납토성 내부 구역 중 옛 미래마을 지구에 대한 제7차 발굴을 실시해 온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조사 결과 건물지 4개 동을 비롯해 총 100여 기에 달하는 각종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건물의 기둥을 받치는 주춧돌(초석)의 밑을 판 다음에 자갈 등을 채어 건물 침하를 막는‘적심시설(積心施設)’과 초석 건물지가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적심시설은 너비 1.8m, 깊이 0.5m로 흙을 파낸 다음에 그 공간에 흙과 강자갈을 섞어 채워 넣었으며 윗부분은 황색 점토로 단단히 다져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탄탄한 기초다짐 시설이 있었다는 점은 풍납토성에 왕성급 대형 건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연구소는 “이들 건물지는 그동안 풍납토성에서 확인된 수혈주거지(竪穴住居址ㆍ땅을 구덩이처럼 파서 바닥을 만든 집터)와는 구조적으로 확연한 차이가 있어 당시 풍납토성이 백제 초기의 왕성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상에 세운 적심시설 건물에서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시설이 확인되지 않고 규모가 대형인 점으로 미뤄 서기 4~5세기경에 만든 관청이나 종교시설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한성백제와 유사한 시기에 강자갈을 사용한 적심시설 건물은 고구려의 환도산성과 국내성 내부에서도 확인된 적이 있어 고대 건축기술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