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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예정 기업 "수정안 계속 표류땐 대체용지 확보"

與 세종시 재검토 조짐에 입주예정 기업 고민 커져<br>"투자 타이밍 놓칠까 걱정"


집권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패배 이후 여권 주류 측에서도 세종시 수정 재검토론이 흘러나오면서 세종시 입주 예정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투자 적기를 놓칠 경우 효율성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오는 7일 선거 패배에 따른 민심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 총회를 갖고 9부2처2청 이전 백지화를 담은 세종시 수정안 등 국책사업 추진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하는 등 세종시 재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4일 여권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ㆍ롯데ㆍ한화 등 총 4조5,000억원을 세종시에 투자하기로 한 기업들은 법적 절차가 미뤄져 세종시 수정안이 계속 표류할 경우 대체용지 확보를 포함한 투자계획 수정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들은 최근 조기 투자 필요성을 들어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해왔으나 6ㆍ2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함으로써 사실상 세종시 수정안의 6월 국회통과에 대한 기대를 접은 상태다. 친박계가 세종시 수정안을 적극 반대하는 상황에서 여권의 6ㆍ2지방선거 패배로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일 명분을 잃었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라며 "세종시에 투자하려는 것이 5대 신수종 사업과 관련돼 있는데 투자 타이밍을 놓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장기간 세종시 수정안이 표류하면 대체용지 등의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도 최근 정운찬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세종시 문제가 마냥 지연될 경우 대체 용지 등의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모 기업의 한 관계자도 "매우 저렴한 토지비와 세금감면 혜택, 정부와의 약속을 감안할 때 기업들이 세종시 입주를 쉽게 포기하는 힘들다"며 "하지만 상황이 너무 불투명해 이러다 다른 대안을 찾아봐야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삼성은 전자ㆍLEDㆍSDIㆍSDSㆍ전기 등 5개 계열사가 차세대 전지와 LED, 첨단 의료기기, 헬스케어 등 신수종사업을 중심으로 세종시에 오는 2015년까지 2조500억원을 투자해 생산ㆍ연구개발 기지를 마련할 계획이나 수정안이 늦춰지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9,000억원을 세종시에 투자할 예정인 웅진그룹도 에너지 계열사가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 공장 등을 세울 방침이나 고민이 크기는 만찬가지다. 세종시에 앞으로 10년간 1조3,27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공장과 국방미래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한 한화그룹이나 1,000억원을 들여 식품과학연구소를 짓기로 한 롯데 역시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은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 대신 비상대책위원회 중심으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조만간 재검토에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당과 친박계의 반대가 심한데다 친이계 일부조차 내심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이계의 한 핵심의원은 "지방선거에서 패했다고 국책사업이 표류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헤아려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친이ㆍ친박계가 타협해 2~3개의 정부 부처를 옮기는 절충안을 택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실현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결국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되거나 원안에 가까운 쪽으로 재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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