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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근간을 이루는 예술품이자 신비한 예술 장르로 높이 평가 받고 있는 도자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생활에서 느끼고 체험한 것과 현대자기가 추구하는 이미지의 창출을 작품에 녹여내는 현대도예가 신정순의 두 번째 개인전이 25일부터 오는 12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 '멈춰진 시간의 흔적'이라는 테마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그가 선보이는 작품들에는 시간의 근원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주변에 산재해 있는 많은 사물에 투영된 자신을 찾는 일,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으로 인지되는 사물의 의미를 살펴보는 일, 그 안에 시간이라는 무형의 개념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찾는 일 등을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작업과 연관시켜 작품에 녹여냈다. 흙을 곁에 두고 살아 행복하다는 신 작가는 흙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질료를 이용해 불의 속성인 소멸을 넘어선 후 생명을 가진 도예작품을 만들어낸다. 미술평론가 김남수는 그의 작품을 "맑고 빛나는 눈동자와 같은 신비스러운 이미지가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갖게 된다. 갖가지 형상이나 이미지가 창출되는 색유의 매재 등 표면에 발색되는 아름다움은 한국 미의 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관객에게 어떠한 느낌이나 상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는 "작품에 실린 에너지가 누군가에게 생각거리를 준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를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장르를 뛰어 넘어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면 내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미약하나마 내 작품에 실린 에너지도 누군가에게 생각거리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무언의 언어인 내 작품을 통해 누군가와 '미적 소통의 길'을 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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