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17세기 중반 고지도의 사본이 일본에서 발견됐다.
동해의 국제 명칭을 결정할 오는 23일 모나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를 앞두고 이 고지도는 '일본해'를 고집하는 일본측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좋은 증거라 할 수 있다.
한일문제 전문가인 김문길(부산외국어대 명예교수) 한일문화연구소장은 15일 "로버트 더들리가 1646년에 그린 고지도에 일본이 '일본해'라고 주장하는 바다가 'Mare di Corai', 즉 '한국해'로 나와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더들리는 17세기 엘리자베스 1세 때 영국의 귀족이자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탐험가 겸 지도 제작자로, 최초의 세계 해도인 '바다의 신비'(Dell'Arcano del Mare)를 제작했다.
이 지도는 '바다의 신비'의 '아시아 해도 17장'(Asia Carta ⅩⅦ)으로 일본과 한반도 해안선을 비롯해 '한국해'와 '일본해'(Mare di Giappone) 등을 표시하고 있다.
지도에는 현재의 동해 해역이 '한국해'로 표시돼 있고 일본 가고시마 남단 해역이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김 소장은 "폐쇄된 17세기 조선에 비해 개방적이었던 일본인들로부터 해도 작성에 필요한 정보가 나왔을 것"이라며 "이 지도에 나타난 한국해와 일본해라는 명칭은 당시 일본인들의 인식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도는 일본 문부성 산하 국제일본문화센터 소장품으로 일본 학계의 검증도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19세기, 18세기 고지도를 발견한 바 있지만 17세기 지도는 처음 확인한 것"이라며 "방위 개념에 따른 '동해' 명칭보다는 이 지도대로 '한국해'로 하는 것이 더 타당하고 설득력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