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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대구시 칠성동에서 공급된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단 203가구 공급에 무려 2만1,362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105대1. 이 아파트 전체의 평균 경쟁률도 77대1이었다. 분양권 역시 84㎡는 3,000만원의 웃돈이 붙었으며 중대형인 98㎡에도 1,8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 최근 김포에서 분양에 나선 GS건설의 '한강 센트럴자이'. 인근 '김포 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이 올 들어 미분양을 대부분 털어내면서 양호한 청약성적이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외로 저조했다. 3,479가구 모집에 1,742명만이 청약을 접수해 대거 미달 사태를 빚었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전북 등 지방에선 수십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연초 거래 회복과 미분양 소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수도권은 다시 얼어붙는 분위기다.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3일까지 청약 마감한 지방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5.7대1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방 분양 시장의 열기를 이끈 것은 대구다. 올 들어 이 지역에서는 1만481가구에 달하는 만만찮은 물량이 쏟아져나왔지만 무려 13만1,405명이 몰리면서 평균 12.5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페라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를 비롯해 수성구 범어동 '범어 화산샬레'는 38대1, 달성군 화원읍 '화원 이진캐스빌'도 19대1로 청약을 마감했다. 한때 2만가구를 넘어섰던 미분양 아파트도 거의 다 팔려나가 지금은 500가구 남짓 남아 있을 정도다.
대구 분양 시장의 열기는 이미 3년째 이어오고 있다. 한동안 주택공급이 없었던데다 혁신도시·대구테크노폴리스 등의 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대구 지역 집값은 2011년 한 해에만 15% 가까운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과열 우려까지 제기됐지만 올 들어서도 좀처럼 집값 상승과 청약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대구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은 전국에서 세번째로 높은 68.8%를 기록했다.
아파트 전세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북(74.8%)도 올해 평균 9.1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전주시 장동 일대 전북혁신도시에 들어서는 '호반베르디움' 아파트가 31.2대1, '전북혁신 중흥S-클래스' 아파트도 22.8대1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호반베르디움 112㎡는 30가구에 5,624명이 몰려 182.4대1로 올해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 분양 시장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례신도시와 화성 동탄2신도시,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만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을 뿐 대부분 단지에서 청약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미분양이 팔려나가고 있지만 이는 업체들 적극적인 할인분양 등 마케팅의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전히 적체된 공급물량 탓에 당분간 인기 지역에만 청약자들이 몰리는 국지적 활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 센터장은 "수도권 분양 시장도 양극화가 심해 위례신도시 같은 인기 지역에서 분양물량이 나오느냐 여부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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