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는 기업활동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각국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분이다. 요즘처럼 기업활동에 국경이 없어진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법인세를 낮춰 글로벌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려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미국에서도 절세를 위해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기업들이 크게 늘면서 법인세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법인세는 최고세율이 39%나 된다. 높은 세금부담을 피해 지난 30년간 본국을 떠난 미국 기업이 50여개사이고 이 중 20여곳이 최근 2년 사이 미국을 탈출했다. 지난달 말 최종 무산됐지만 세계 최대 제약업체인 미국 화이자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적극 추진했던 근본 이유도 '세금부담'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 인수 후 합병회사의 본사를 법인세율이 21%에 불과한 영국에 두게 되면 막대한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미국 의회에는 이런 식의 기업 엑소더스를 막기 위해 법인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5%보다 낮은 24%로 낮추자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과 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투자촉진 차원에서 법인세를 내리고 있다.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정치권에서 늘어나는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법인세를 '부자세금'쯤으로 착각하는 듯하다. 기업은 세금에 앞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경제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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