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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신년 기획] 전문가들이 보는 '포퓰리즘'
입력2011-01-05 16:59:33
수정
2011.01.05 16:59:33
[올해의 핫이슈]<br>대중요구 무시 안되지만<br>정치적으로 이용하면 '나쁜 공약' 전락할 수도
'포퓰리즘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다만 과도한 경우 나쁜 공약이 된다.'
포퓰리즘은 정치적 반대자들의 정책을 비판하는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곤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회에서 추진하던 무상급식에 대해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칭했고, 4대강 사업을 비판할 때 따라붙는 수식어는 '토건 포퓰리즘'이다. 그런데 이를 정하는 일정한 기준점은 없다. 포퓰리즘이란 딱지만 붙일 뿐, 그게 포퓰리즘이란 실증적 근거는 없는 셈이다.
선거 감시 활동을 펼쳐 온 대다수 시민단체들은 선거 공약이 포퓰리즘이다 아니다를 규정하는 틀은 없다고 밝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발표되는 정책에 따라 평가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니페스토 활동의 경우 찬반이 거의 절반으로 갈려 갈등 요소를 내재한 공약을 '나쁜 공약'으로 간주하는데, 국민이 판단할 수 있게 충분히 토론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발표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선거용으로 공약을 막 던지는 무책임함은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대 대선의 한반도대운하, 16대 대선에 나온 수도 이전 공약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정치 선진국들의 경우 공약 연구에만 2년 정도 걸리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갈등 상황을 내재한 공약들은 정치적 전선을 구분하는 도구로 쓰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추진본부 사무처장은 최근 뜨거운 감자인 무상급식 정책을 예로 들며 "무상급식에 대한 찬반이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각각 지지하는 기준이 됐다"며 "타협의 여지가 있는 것을 정치적 이유로 대립 구도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의 포퓰리즘에 대한 시선은 긍정과 부정이 공존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의 기획, 전략은 합리성에 기초해 판단돼야 하지 대중의 의견에 휩쓸려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대중을 무시한 채 선거 등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중정치 자체를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부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서민금융 확대와 중소기업 보호에 역점을 뒀다가 벽에 막혔던 홍준표 최고위원은 "국민, 서민의 요구에 따라 국가의 재정건정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의 이익, 대중의 요구를 따라가는 것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것을 정치적 반대자를 흔들기 위한 수사로 활용할 때 유권자들이 바람에 흔들리기 쉽다는 것이다. 고로 특정 정책에 대해 무조건 포퓰리즘으로 몰아가려는 관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월간 참여사회에 기고한 '좋은 포퓰리즘과 나쁜 포퓰리즘'이란 글에서 "포퓰리즘은 인기에 영합한다는 부정적인 의미 말고도 소수의 지배집단이 통치하는 엘리트주의와 대립되는 민중주의라는 또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며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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