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은 유조선이 정상속도를 넘어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하다 육상에 연결된 잔교와 충돌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해경은 3일 이번 사고와 관련한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사고 원인과 원유 유출량 추정치를 밝혔다.
김상배 여수해양경찰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고 선박인 우이산호(WU YI SAN, 16만4,000톤급)는 도선사 2명이 탑승해 원유부도로 접안을 시도하던 중 안전한 속력을 넘어 약 7노트의 속력으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해 충돌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히 해경은 "이 사고로 원유부두 시설인 원유 이송관 등 3개의 송유관이 파손돼 원유·나프타·유성혼합물 등 16만4,000리터가량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보다 정확한 기름 유출량은 앞으로 수사와 검정회사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해경이 추정한 원유 유출량 16만4,000리터는 200리터들이 820드럼에 이르는 양으로 사고 발생 당시 GS칼텍스 측이 추정한 800리터(4드럼)의 205배에 이른다.
해경은 이번 유출량 추정을 30인치 납사, 36인치 원유, 18인치 유성혼합물 등 3개의 파이프에 들어 있는 기름 용량을 근거로 했다.
송유관 길이가 밸브로부터 215m에 이르는데 파공된 부분이 밸브로부터 111m 지점이어서 그 안에 들어 있는 용량을 산출해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유관이 파손된 뒤 밸브를 잠그기까지 시간을 고려하면 유출량은 현재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유출량이 800리터에 불과하다고 밝힌 GS칼텍스 측이 의도적으로 원유 유출량을 축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 측 추정 유출량을 토대로 방제 계획을 세웠던 해경의 초기 대응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은 사고 지점 남쪽으로 길이 4㎞, 폭 1㎞에 이르는 구간을 주요 피해구간으로 정했으나 예상을 뛰어넘어 피해구역은 이보다 넓은 반경 10㎞대로 퍼지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한편 해경은 이날도 경비정 60척 등 선박 200여척과 공무원, 주민, 민간방제업체 관계자 등 인력 1,000여명을 동원해 나흘째 방제작업을 계속했다. 해상의 기름층은 대부분 제거됐으나 완전한 방제까지는 1~2주가량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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