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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8월 4일] 금융시스템 안전성 확보를

국내 최초의 경제지인 서울경제신문의 창간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우리나라 최고(最古) 경제지로서 그동안 한국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 해온 서울경제신문은 앞으로도 그 같은 역할과 기능을 계속하리라 믿는다.

지난 2008년도 리먼브러더스사태로 확산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주요20개국(G20)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제 어느 정도 극복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위기 이전 상태로 세계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긴축과 경기침체 가능성, 미국의 높은 실업률로 인한 경기회복 지연, 그리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대표적인 사항들이다.

계층·세대·지역 격차 줄여야

한국은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도 이번 글로벌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한국경제의 건실한 펀더멘털에 기인한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꾸준한 구조조정과 치열한 경쟁 등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점이 그 원동력이 됐다. 더불어 정부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정책집행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위기 직후 6개월 만에 정책금리를 5.25%에서 2% 수준으로 낮췄고 재정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5.6%로 확대했다. 금융 부문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 대출의 만기연장과 신속한 대출을 추진했고 보증비율을 확대했다. 외화유동성이 어려운 금융기관에는 약 500억달러의 외환을 공급했다. 그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호주ㆍ폴란드와 더불어 지난해 플러스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번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한국경제가 직면한 과제는 자명해졌다. 어떻게 빠른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인가. 우리사회의 화합과 안정을 위해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데 성장 과실이 어떻게 공정하게 배분해야 하는지 등으로 요약된다.

현재 사회전체 복지 관련 지출은 GDP 대비 약 11% 수준이다. 선진국 평균보다 낮은 현재의 복지수준이 유지된다고만 해도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예상보다 빨리 복지지출 비중이 OECD 국가 평균인 24%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성장의 중요성은 강조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많은 사항들이 요구된다. 특히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얻은 교훈 중 하나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경제성장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금융정책은 재정이나 통화정책보다 경기회복에 미치는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지속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경기과열 억제, 자산가격 버블 예방, 단기외채관리 강화 등 거시건전성 제고와 과도한 가계부채 억제 및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금융기관 부실을 예방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에 핵심적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양극화 갈등 완화책 마련 필요

더불어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경제위기는 일반적으로 양극화를 확대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양극화 심화에 따른 첨예한 사회적 갈등을 최대한 완화하고 사회구성원 모두가 선진국 수준의 복지를 누릴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성장의 장기적 기반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년실업 문제 해결, 영세자영업자의 자립기반 마련, 중소기업 경쟁력 확충과 함께 여성 및 고령자에 대한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지난 50년간 줄곧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정론을 펼쳐온 서울경제신문이 앞으로도 계속 금융시스템 안정과 양극화 완화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울경제신문이 언론의 파수꾼과 안내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한국사회가 선진사회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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