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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이연희, 후회 밖에 할 수 없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후회하는 것 밖에는 없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서화(이연희 분)는 뒤늦게 월령(최진혁 분)의 사랑을 깨달았다.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녀가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원수 조관웅(이성재 분)을 죽이고 월령의 곁에 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마음이 아프다. “왜 그랬소.. 사랑했는데.. 그리도 사랑했는데 ..어째서..”그의 목소리가 맴돈다. 월령은 보 잘 것 없는 자신을 사랑해줬다. 그런 그에게 자신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 인가.

“그걸로 당신의 심장을 찌르라 했었지요. 당신을 찔러 죽이면 월령은 무사할 수 있었거든.”월령은 자신을 찌르지 않았다. 아니, 찌르지 못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월령에서 서화는 천 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한 여인이었다. 자신이 살자고 차마 그녀를 해할 수 없었다. 월령의 사랑이란 그런 것이었다. 월령은 서화를 온전히 사랑했고 온전히 믿었다.

“죽이자 하였습니다. 괴물아기가 태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니 죽여버리자. 그리 모질게 마음먹었습니다.”월령에 비해 서화의 사랑은 너무 부족했다. 서화는 월령처럼 그를 온전히 믿어주지도 사랑해주지도 못했다. 서화는 월령을 천 길의 낭떠러지로 떨어뜨리고, 월령과의 아이까지 죽이려 했던 못난 여인이었다.



서화는 이제 도저히 살아갈 용기가 없다. 그녀의 삶을 그렇게 만든 원수 조관웅만 죽이고 자신도 월령의 곁으로 가기를 택했다.

“용서하지 마십시오. 이 모든 죄는 내가 짊어지고 갈 터이니 부디 이 아이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월령처럼 슬프고 외로운 운명 살게 마시고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온전한 사람의 아이로 자라게 해 주십쇼.”다만 하나가 너무 걸린다. 그와 자신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강치만은 부모의 운명을 닮아 외롭지 않기를 바랐다.

“이 못난 어미의 마지막 부탁입니다.”그렇게 서화는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서화는 조관웅의 심장을 찌르는 데는 실패했다. 그의 부하에게 칼을 맞고 죽었다. 어쩐지 씁쓸한 마지막이었다.

아비와 어미의 죽음을 뒤로 하고 강치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그의 어미가 바라던 대로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슬프지 않고 외롭지 않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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