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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총리의 세일즈 외교


치앙마이를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양자회담 준비로 바쁠 오전 시간을 쪼개 태국 왕립정원을 시찰했다. 태국에 대한 정 총리에 애정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정 총리는 35도를 넘는 찜통 더위에도 시찰 내내 총괄 관리자의 설명에 경청하고 비 오는 듯한 땀을 흘려도 한번도 미소 띤 얼굴 표정을 잊지 않다. 왕립정원 직원들은 정 총리를 향해 '러(멋있다라는 태국말)'를 연발했고 사진촬영 요구도 잇따랐다.

그러나 정 총리가 "멋있다"고 불린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게 현장 수행단과 동행 취재진의 공감대였다.

3박5일이라는 짧은 일정에도 정 총리는 이날 하루 3개국 총리와 회담을 잇따라 갖고 '동남아 세일즈 외교'에 적극 나섰다. 무엇보다 태국 방문의 목적인 11조4,000억원 규모의 물 관리사업을 한국 기업들이 수주하도록 지원하고자 잉락 태국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어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잉락 총리로부터는 또 "한국이 보유한 기술을 이전 받는 것이 태국에도 바람직하다"라는 한국 기업 선정에 긍정적 입장을 얻어냈다.

정 총리는 특히 회담 중 한ㆍ태 경제협력위원회 신설을 즉석에서 제안해 잉락 총리로부터 "실무부서에 지시하겠다"는 수락을 받아내는 외교적 성과도 거뒀다.

국토교통부가 태국의 30조원 규모의 고속철도 사업 수주에 뛰어들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회담 후 진행된 한ㆍ태 철도협력 양해각서(MOU) 체결도 직접 챙기는 열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새 정부의 첫 총리인 정 총리는 첫 해외 순방을 통해 대통령뿐 아니라 총리도 세일즈 외교를 통해 큰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이 세일즈 외교를 주도하면서 총리에게 세일즈 외교 기회를 주지 않아 뒷말이 무성했다. 정 총리가 이번 순방 기간 중 보여준 세일즈 외교 역량이면 새 정부에서는 총리도 경제인들을 대거 수행해 세일즈 외교에 나서는 모습이 자주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리가 대통령과 함께 쌍두마차로서 외교에 나서 국익을 창출하고 국위를 선양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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