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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몇 퍼센트 안에 드십니까"

■ 퍼센트 경제학… 구정화 지음, 해냄 펴냄<br>숫자로 보는 한국인의 삶 보여줘




대한민국을 100명이 사는 마을이라고 생각해 보자. 이 마을에는 19명의 아이들(15세 미만)과 81명의 어른들이 있는데 어른들 중 10명이 노인(65세 이상)이다. 또 52명의 남성과 48명의 여성들로 구성된 이 마을 사람들은 서울에 21명, 경기에 23명이 제주도에는 1명이 각각 살고 있다. 마을의 걱정거리 중 하나는 서울ㆍ인천과 경기지역에 너무 몰려 있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 1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수도권에 집중됐으니 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33가족이 사는 이 마을에 집이 34채가 있어 모든 가족이 살기에 충분하지만 집을 가진 사람들은 21가족(62명)에 불과하다. 특히 수도권에는 아직도 집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다. 문화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마을 사람들은 '단일민족'이라고 강조하지만 2명은 이미 다른 데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다. 다양한 통계 수치를 100명으로 환산해 분석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젊은 연인들의 평균 데이트 비용이 7만원에 육박하고 면세점 내국인 소비자 비율이 75%를 차지하는 등 젊은이들의 씀씀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졸업해도 정규직으로 취직할 곳이 없는 '88만원 세대'는 늘어나고 있다. 2007년 청년 고용률이 42.6%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또 한국은 인터넷ㆍ무선통신 등 네트워크 기술 활용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1인당 평균 인터넷 동호회 수(6.3개)와 전체 인구 중 80%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정보통신 기술이 일상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경인교육대 사회교육학과 교수인 저자는 4,900만 한국인들의 라이프 보고서를 통계 수치로 분석했다. 저자는 단편적으로 수치만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와 과거, 국내와 국외, 세대간ㆍ연령간ㆍ계층간ㆍ지역간 등 다층적으로 분석해 숫자의 이면에 담긴 경제와 사회적 의미를 짚어낸다. 이밖에 남성은 한 달에 6.1회 술자리에 참석하는 반면 책은 2.3권을 읽는다. 술값은 20만3,000원인데 비해 책값은 고작 2만 3,000원을 투자한다. 이론적으로는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지적 능력 향상을 해야 한다지만, 아직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술자리가 더 중요한 게 현실이라고 숫자들은 말한다. 여성들의 위상변화도 상전벽해다. 알파걸의 약진이 좋은 예다. 2007년 외고 여학생 입학 비율은 59.1%에 이르며, 2008년 1분기 20대 여성의 고용률이 59.4%로 남성의 고용률(58.2%)을 앞질렀다. 다양한 통계 숫자로 경제와 사회를 해석하고 전망한 책을 읽다 보면 우리의 삶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터넷 가입자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정보통신 선진국이지만 국가 행복지수는 178개국 중 102위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오늘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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