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은행의 규모에 상관없이 FRB가 모든 은행에 대해 감독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의회가 검토중인 FRB의 은행 감독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은행권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아야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크리스토퍼 도스 상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5일 상임위에 상정한 자산 500억 달러 이상의 35개 대형 은행 지주회사에 대해서만 FRB에 감독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규제 개혁법안과 배치된다. 버냉키 의장은 "의회의 법안들은 FRB를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은행 감독기관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금융안정에 예측 불가한 위협 요소를 확인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은행 감독을 통해 수집된 정보에 의존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의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폴 볼커 전 FRB 의장도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FRB의 감독권 축소는 큰 실수"라며 버냉키 의장의 견해에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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