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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11월 5일] 미국의 선택, 그 이후를 주목한다
입력2008-11-04 17:34:18
수정
2008.11.04 17:34:18
지금부터 4년 전 일리노이주 상원 선거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전세계 언론은 100명인 상원의원 중 유일한 흑인의원이 된 버락 오바마 후보를 주목했다. 4년이 흐른 지금 그는 미국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수많은 여론 조사가 전부 엉터리가 아니라면 그는 미국 건국 232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쓰는 주인공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오바마는 지난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 출정식인 보스턴 민주당 전당 대회에서 기조 연설을 맡으면서 차세대 리더로 떠올랐다.
더러는 그를 아칸소 주지사 시절 기조연설 연단에 올랐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비유하고는 했으나 이처럼 빨리 그것도 아주 쉽게(?) 백악관 입성을 가시권에 둘지 예측하지 못했다. 그와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으로서는 땅을 치고 통곡할 노릇이다.
4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44대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시작됐다. 전세계는 세기의 선택이 될 미국 대선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지지율은 오바마 대통령을 예고하고 있다. 만약 오마바 후보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게 패배한다면 백인들이 여론조사에서는 흑인을 찍겠다면서도 실제 투표에서는 백인에게 투표하는 ‘브래들리 효과’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을 것 같다. 물론 인종차별이 선거의 막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은 선거가 시작된 지금도 제기되고 있다.
인종차별 문제는 다인종 국가인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다. 대선 결과 브래들리 효과가 한낱 기우였음을 입증한다면 미국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승리를 세계에 과시하겠지만 우려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치부를 드러낸 미국이 받을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예상대로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다고 해서 미국이 뿌리깊은 인종차별의 벽을 허물 수 있을까. 오바마가 패배한다면 폭동이 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가 끊이지 않고 오바마 암살설마저 나도는 것이 엄연한 미국의 현실이다. 오바마는 절대로 찍지 않겠다는 극단적 반감을 지닌 유권자도 20%를 웃돈다.
오바마 후보는 대선 유세에서 인종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에게 인종문제는 극복할 과제인 동시에 뜨거운 감자이다. 그의 당선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역설적 분석도 있다. 미국의 인종 문제는 대선 이후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오바마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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